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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따먹기 법칙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4학년 1학년 국어교과서 국어 4-1(가) 수록도서 ㅣ 작은도서관 33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지우개에 얽힌 슬픈 이야기 하나부터!
지난 봄소풍 때, 우리 1학년은 가까운 곳으로 도보 소풍을 갔다.
아이들의 첫 소풍을 계획하면서 보물찾기는 꼭 진행하자고 목소리 높였더니 다들 좋다 하신다. 선물은 정말 잘 지워지는 지우개로 하자고 말씀 드리고. 선물을 사러 함께 마트까지 다녀왔는데...
모두가 다 선물을 받을 수 있게 보물 쪽지는 여러 장 숨겨 두었고, 여러 장을 찾은 친구는 한 장만 가지고 다른 친구에게 나누어 주어라고 했다. 마트에서 같은 종류의 지우개가 없어 모양이 조금 다르나 성능이 같은 지우개를 준비하였고,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기 전에 "이 지우개는 울트라 슈퍼 캡숑 짱~ 지우개야. 저엉말 잘 지워진단다." 하고 이야기 해 주었다. 몇 명의 아이가 색깔이 마음에 안 든다며 다른 것으로 바꾸어 달라고 했으나, 무조건 주는대로 받아라, 모두의 마음에 맞을 수는 없다 달래 주었다. 그런데, 색깔을 바꾸어 달라던 한 아이가 지우개가 맘에 안 든다고 버려 버렸단다. 사실, 그 때 맘의 상처를 좀 받았다. 하지만, 아이와의 이야기는 잘 풀어나가졌고, 아이도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지우개! 정말 흔한 물건이다. 잃어버리면 다시 사면 그만이다. 이 동화는 바로 이 흔한 지우개에 얽힌 이야기다. 집에 온 희망이의 삼촌은 책상에 놓인 지우개를 보더니 조카에게 지우개 따먹기 놀이를 열을 올리며 한창 설명한다. 지우개 따먹기 추억이 없는 나보다 어쩜 이 책은 우리 삼촌에게 더 어울리는 책일 듯.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놀이는 생소한지라 맹숭맹숭~ 쳐다 보고 삼촌 혼자 신이나서 우하하하~)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상보는 아빠랑 함께 지우개 따먹기 놀이를 하면서 지우개 따먹기 법칙이라는 것을 정하고 그것을 책으로 만든다. 이 법칙에 따라 지우개 놀이를 하면서 친구의 마음을 가늠해 보는데 그 법칙이 모두 10가지다. 책에서는 그 법칙을 순서없이 나열 해 두었는데, 이야기를 조금 더 신선하게 만들어 보고자 한 작가의 의도겠지만, 저학년 아이들 대상의 도서이니 법칙을 1부터 10까지 순서대로 나열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짧은 소견~
무엇이든 1등 하는 모범생 준혁이는 보잘 것 없는(사실 그 기준이라는 것은 누구의 기준인지?) 상보에게 지우개 따먹기 놀이에서 진 것이 너무 속상하다. 삼촌 몰래 점보 지우개를 가지고 와서 친구들의 지우개를 모두 따고, 지우개 대장 상보의 지우개도 여러 개 따지만, 결국 상보에게 지고 만다. 돌려 주면 안 되냐는 준혁이의 어두운 얼굴을 보면서 상보는 지우개 법칙 10을 떠올리며 마음이 불편해진다. 지우개 법칙 10. 지우개 따먹기를 할 때 상대는 나의 친구다.
지우개 따먹기를 하면서 홍미는 아빠랑만 사는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공부도 못 하는 상보를 이해하고, 친구가 될 수 있었고, 마음 따뜻한 상보의 마음을 알아 볼 수 있었다. 지우개 법칙을 통해 준혁이와 상보는 서로 친구가 되었다.
친구는 그런 것. 서로를 이해하면서 바라보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는가!
책을 읽으면서 키득거릴 수 있는 것은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