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어머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선생님, 이제는 전화도 편하게 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로 시작하셔서 한 해 동안 감사했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아이들의 인성을 훌륭하게 키워줘서 너무 감사하단다. 이미 아이들이 그런 성품을 타고 났더라고 하니 아니라시며 나를 한껏 추켜 세워 주신다.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길래 아이 아빠가 집에 모두 데려다가 자장면을 시켜 준 적이 있으시단다. 함께 먹기도 하고, 놀이도 하는데, 하나같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서 그 또래 아이들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 건데 하면서 깜짝 놀라신 적이 있단다. 아이가 우리 반은 싸우는 아이도 거의 없다고 하더라며 다 내 덕이란다. 그런가??? 

다 똑같이 해 주었는데, 유독 작년 아이들이 정이 많은지, 나에 대한 마음이 깊다. 어머님들 또한 그러하고.  

"제가 지금 선생님 댁 쪽으로 가고 있거든요. 뭐가 생겨서 드리고 싶어서요." 하신다. "우리 집 아세요?" "아니요, 그러니까 가르쳐 주세요." 하신다.  

형부가 영덕에서 보내셨다는 전복을 10마리 가져 오셨다.  

전복을 먹으며 훌륭한(?) 마누라를 자랑스러워하는 우리 서방님! 그 황홀한 맛에 어쩔 줄 몰라 한다.  

아, 다 지나갔는데, 이렇게 챙겨주시다니! 고맙다며 어쩔 줄 몰라하시는 어머님을 보면서 또 나는 어찌나 황송하던지. 아이에게 전해주십사 아름다운 시집 한 권을 건넸다.  

칭찬은 이렇게 사람을 붕 떠오르게 하는구나. 아이들에게도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아야겠구나 생각했다.  

부족한 나를 이렇게 치켜 세워 주시니 황공할 따름. 

"희망아, 찬아, 엄마가 너무 훌륭해서 언니, 오빠들이 거의 싸움도 안 했다잖아. 엄마는 밖에서는 잘 하는데, 집에서는 왜 이리 못 할까? 우리 아이들은 맨날 싸우고 있으니 말이야." 

밖에서나마 잘해서 그나마 다행인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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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3-09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학식날부터 주욱 다 읽고 왔어요~~~~~ 알콩달콩 1학년들과 재밌겠어요.^^
학년이 끝나고 선물하거나 감사하는 부모님은 진짜 고맙게 생각하는 거지요.
그래서 나도 울언니들도 항상 학년 끝나고 감사드렸어요.
좋은 선생님, 희망찬샘!!

희망찬샘 2011-03-09 05:20   좋아요 0 | URL
크~ 자기 자랑 하는 맛에 사는 저를 곱게 봐 주시고 응원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