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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봉을 찾아라!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작은도서관 32
김선정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평점 :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재로 글 한 편 써 보고 싶다. 교단일기 차곡차곡 적다보면 좋은 글감이 하나 생기려나?
이렇게 꿈만 꾸고 있는 나와 달리, 근사한 일을 해 낸 초등 교사가 있다. 그녀의 나이가 나보다 더 어리기에 부러움의 크기가 더욱 커진다.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멋지다.
얄팍한 책은 읽기에 부담이 없을 것 같고, 이야기를 도와 주는 그림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최기봉은 누굴까?
가끔 학교에는 아이들에게 웃어주지 않는 선생님이 계시다. 아이들은 혼내야지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는 선생님도 있다.
교사가 되어 많은 아이들을 잘 구슬린다는 것이 내게는 참으로 큰 과제였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노련하게 아이들을 내 손 안에 넣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할 무렵, 내 귀에 들어 온 말 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에게 함부로 웃어주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선생을 우습게 보기 시작하는 순간, 아이들은 내 머리에 올라 앉는다는 것. 처음에 엄하게 했다 나중에 웃어주면 우리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지만, 처음에 웃어 주었다가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게 되어 엄하게 야단치기 시작하면 말빨도 안 먹히고, "우리 선생님, 도대체 왜 저러냐?" 하는 소리만 듣게 된다는 말은 초임 교사에게는 무척 새겨들어야 할 귀한 말이었다. 아이들에게 우습게 보이면 학급 경영이 어려워지니 말이다.
어느정도 아이들을 가르쳐야지, 나도 노련한 교사가 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선배는 10년 쯤 되니까 "아~ 이런 거구나."하는 감이 잡히더란다. 그래서 나도 그 10년을 간절히 기다렸다. 그래, 10년 투자면 어느 정도 전문가 소리 할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은 사실인 것 같다. 10년을 넘어서니 아이들도 학부모도 어느 정도 나를 인정해 주는 것 같다.
그 10년 동안 내가 세운 나름의 규칙이 있다.
*아이들에게 잘 웃어 줄 것.
*진심어린 마음은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들과 소통하게 한다는 것. (마음은 마음끼리 통한다.)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 볼 것.
*비록 어른이지만, 아이들에게 잘못한 일이 있을 때는 미안하다는 사과를 잊지 말것.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할 것.
*아이들을 야단치고 난 후 반드시 마음을 달래줄 것.
이렇게만 하면 아이들은 저 멀리서도 '우리 선생님'만 만나면 "선생니이이임~"하고 큰소리로 외치며 손을 흔들어 줄 것이다.
최기봉 선생님! 비록 아주 나이가 많이 들어 이 사실을 터득했지만, 그렇게라도 터득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나이들수록 권위를 벗어버리고 자신을 더욱 낮추어야 한다는 가르침 하나를 이 책에서 얻는다.
어느 날, 15년 전 제자로부터 도착한 선물. 두 개의 도장이다. 으뜸 최기봉과 울상 최기봉. 말 잘 듣는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에게 찍어 줄 도장이 생겼다. 그런데, 어느 날 으뜸 최기봉 도장이 사라지고 그 도장이 학교 여기저기 찍혀 있다. 깨끗한 벽에도 화장실 벽에도... 도대체 누구의 짓이란 말인가? 범인을 찾아가면서 최기봉 선생님은 선생으로서의 자신을 찾게 된다.
나름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는 저학년 동화에서 흔치 않은 구조라 아이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물하리라 생각된다.
범인은 누굴까? 추리해 보면서 읽어보면 더욱 재미가 날 것이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책 읽는 맛을 선물해 줄지도 모를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