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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우리말 우리글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지음 / 나라말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산 지가 일년이 되었나 보다. 찬이를 위해서 사 두기는 했는데, 공부를 시작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내일모레 입학 할 건데, 입학하기 전에 이 책을 공부 시키지 않으면 돈 들인 보람이 없겠다 싶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냥 교재를 훑어 볼 때랑 직접 가르쳐 볼 때랑 느낌이 다르다.
먼저, 어느 정도 한글공부가 되어 있는 아이를 초등학교 1학년생이라 생각하며 가르쳐 보았다.
"엄마, 학교에 들어가면 쉬는 시간에만 화장실 가야 한다면서요? 40분 수업하고 10분 쉰다면서요? 저 다 알아요. 선생님이 말해줬어요." 한다.
찬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2월달에 초등학교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마 다른 곳도 그렇겠지?
그림일기도 쓰게 하고, 알림장도 쓰게 하고, 주학습 계획안도 초등학교 형식에 맞춘다. 40분 수업에 쉬는 시간 10분으로 운영하고 기본적인 연산도 학습하는 것 같다.
학교는 아이가 거쳐야 할 긴장된 시간과 공간이 될 것이다. 적응하면 어려움이 없겠지만, 아이에 따라서는 그 적응기가 힘들 수도 있다. 친절하신 유치원 선생님과 달리 때론 엄한 초등 선생님에게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규칙과 질서가 유치원 때보다도 많을텐데, 아이들이 과연 잘 해 낼까?
아이들도 학교가 무섭겠지만, 선생님도 1학년이 무섭다. 말이 아직 안 통하니까, 눈높이를 맞추어 주면서 아이들을 잘 지도하기란 많은 내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공이 부족한 나는 아직 1학년을 못 가르쳐 봤다.)
이런 아이들에게 초등학교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이 더욱 반가웠다.
첫 번째 마당에서 보미는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서 학교의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는 동안 홀소리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를 배운다. 세종대왕님의 한글창제 원리인 천지인의 원리를 이용해서 모음자가 만들어진 것까지 설명이 되어 있는데, 아이가 무척 호기심을 가지고 듣는다. 비록 학교에 가지는 않았지만, 보건실, 도서실, 급식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고, 운동장의 놀이기구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면서 학교의 하루를 설명해 주니, 글자 공부를 넘어서서 학교적응에 대한 준비가 되어 참 좋다.
EBS교육 방송의 '한글이 야호'에서 배웠던 노래와 더불어 조금 더 복잡하고 어려운 글자들까지 잘 익혀서 제대로 읽고, 쓰도록 이번 방학 동안 도와 주어야 겠다.
어차피 배워야 할 1학년 교재를 가지고 미리 공부해서 아이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것보다 이 교재를 통해 아이의 1학년을 준비 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가르쳐 보니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