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일드 폴 ㅣ 미래의 고전 22
이병승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언니가 묻는다.
"야, 느그 딸 꿈이 뭔지 아나?"
울 아들이 입원하는 바람에 딸랑구를 언니 집에 며칠 맡겨 두었더니 야시(여우)짓을 하면서 이모에게 사랑 받으며 지냈나 보다.
"어, 미술학원 선생님 되는 거 아니가?"
"아니, 대통령이 되고 싶단다. 왜 되고 싶은지 아나?"
"엥?"
"대통령이 되어서 할 일이 있단다. 그게 뭐냐면... 우리나라를 통일시킬 거란다. 그냥 두 나라의 대표가 만나서 우리 통일합시다 하고 악수만 하면 끝날 일을 가지고 왜 통일을 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단다. 다른 사람이 못 하니까 자기가 커서 대통령 되어서 할 거란다." (아직은 세상을 제대로 모르는 희망이!)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면 전쟁 걱정 없지 않겠냐고 매일 자기 전 우리나라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 희망이가 대단한 결심을 했다. 희망이에게 그렇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라고 했다. 어린이 대통령 이야기가 나오는 거라고.
이야기의 초점은 환경문제다. 환경으로 위기에 놓인 세계를 구하기 위해 어른들은 어린이들을 대통령으로 세우는 방안을 연구 한다. 비리와 욕심으로 얼룩진 어른들의 정치 세계를 우리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으로 구할 수 있을까?
현웅이는 평범한 아이다. 학교 전교회장은 고사하고(아직 5학년이니 이건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반장은 커녕 줄반장도 되어 보지 못한 현웅이에게 대통령이라니! '만리장성'이라는 중국집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둘이 사는 현웅이는 가게로 찾아 온 비서실장 '차가운'의 설명을 듣고 대통령을 해 보리라 마음을 먹는다. 2019년 대재앙(폭염, 전염병, 사막화, 폭설...)으로 엄마를 잃은 슬픔을 생각하면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어린이가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세계를 위기로부터 구해 내자는 '차일드-폴'법안에 의해 대통령의 역할을 잘 수행해 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슈퍼컴퓨터가 가려 뽑은 아이 현웅이! 하지만 어른들의 정치세계가 늘 비리와 검은 돈으로 얼룩진 것처럼 아이들을 내세워서 바른 정치를 해 보리라 맘 먹은 것도 어른들의 생각인지라 이런 어른들의 세계가 변하지 않은 이상, 힘없는 어린 아이가 무언가 큰일을 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어른들은 꼭둑각시 대통령이 필요해서 현웅이처럼 평범한 아이를 선택하였다 하니!
하지만, 어린이들의 무한 가능성이란 어른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일. 검은 마수들의 손에 놀아나지 않으면서 정의의 실현을 마음에 담은 현웅이와 세계의 어린 대통령들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똑똑히 알고 있다.
그리고 '차가운 비서실장'과 형같은 '경호팀장'처럼 마음 따뜻한 어른들도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희망을 이야기 해 준다.
어린이는 자라 어른이 된다. 이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검은 세계에 물들지 않고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소망하는 책을 잡았다면,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를 긴장하면서 읽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