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조정연 지음 / 국민출판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은, 아니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는 책에서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쉽게 공감이 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가르쳤던 한 아이는, 세상의 모든 불행은 자신에게 있다고 느꼈다. 가정 환경이 아이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얘들아, 학교 가자>>와 <<저 하늘에도 슬픔이>>라는 책을 만나더니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알겠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자신의 행복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리라. 우리나라 어린이 중, 이 책의 아이들 보다 더 큰 불행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행복과 불행에 대한 느낌은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라 상대적인 수치이니 이 부분에서는 뭐라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의 처지에 대한 감사의 말이 저절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1,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의 1권인 이 책에서는 전 세계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 9명을 만날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가슴 아프지 않은 것이 없었지만, 그 중 가장 가슴 아픈 이야기는 <소년병 피바람>의 이야기였다. 우리 찬이보다 어린 나이에 소년병으로 끌려 간 아이들의 사회 회복이 과연 가능할까? 내전이 끊이지 않는 나라에서 정부군에 반하는 반군에게 끌려가 남을 쏘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상황에서 마약을 맞고 환각 상태에 빠져 아무에게나 총을 쏴대며 무한희열을 느낀 살인기계가 된 피바람이 하루빨리 모하메드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아 작은 기적이 일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에 읽은 <<내 이름은 라크슈미입니다>>에서 느꼈던 그 슬픔을 <아미나타>나 <팔려가는 소녀들>에서 다시 만났다. 라크슈미는 얼마 안 되는 돈에 팔려가 사창가에서 생활해야 하는 가난한 나라 아이의 이야기였는데,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화가 나던지... 이태석 신부님의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에서 남아선호사상이 심각한 우리나라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아프리카의 여아선호사상에 관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신부를 데려가는데 많은 지참금이 필요하므로 여아를 낳으면 집안에 보탬이 된다고 하여 그곳에서는 여아를 무척 선호한다는데. 그 여아들은 원하지 않는 이들의 두 번째, 세 번째... 아내가 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 희생양이 된다 하니 가슴 아픈 일이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팔려가다시피 해서 남의 아내가 되거나, 하녀가 되거나, 아니면 홍등가로 흘러가야 하는 그곳 소녀들의 슬픈 운명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화가 나게 한다. 그런 곳에 태어나지 않음을 감사하는 것 자체가 이기적인 행동이지만, 그런 이기적인 마음이 끝없이 흘러나온다.  

한창 공부할 나이에 목화를 따야 하고, 카카오 농장에서 열매를 따야 하는 아이들. <<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에서 만났던 착한 초콜릿 이야기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세계의 아동인권에 관한 눈총을 받으면서도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그들을 전혀 보호하지 않으려는 무책임한 국가들과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함부로 이용하는 부자 나라들~ 이 책은 읽는 내내 독자를 화나게 할 것이다.  

가벼워야지 낙타등에도 잘 올라갈 것이고, 가벼워야지 카카오 나무에도 잘 오를 수 있어서 돈 많은 부자들은 어린 아이들을 쓴다고 한다. 더군다나 돈을 거의 주지 않아도 되는 값싼 노동력이니까. 수억을 들인 낙타보다도 못한 어린 아이들의 무시 된 인권. 궁궐같은 낙타의 숙소옆에서 지옥같은 생활을 하는 아이들. 시합이 있기 전에는 아이에게 밥도, 물도 거의 주지 않는다고 하니!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친척들에게 눈물로 호소하여 돈을 빌려서 온 아버지에게는 아들을 찾느라 보낸 3년의 세월이 눈물의 시간이었을텐데 비자가 만료되었다고 아들을 만나게 해 주지 않았던 그들이 버젓이 법을 어기는 부자들에게는 너그럽게 눈감아 주다니. 부자에게는 관대하고 가난한 이에게는 매정하라~ 이 말이 어디 책에라도 적혀있는 것인지... 낙타 등에 앉아 있다가 떨어져서 다치거나 죽는 일도 큰 일이지만, 한창 성장 할 어린 나이에 제대로 먹지도 못해 심각한 영양 실조에  빠진 이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하니 이 억울한 세월은 누가 보상해 준단 말인가!  

마더 데레사가 사랑을 펼치신 인도의 콜카타에는 아직도 집없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 최대의 빈민촌에서 구걸이나 폐지 수집으로 돈을 벌어 겨우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에게 학교라는 것은 생각도 해 보지 못할 사치일지 모르겠다. 잘 살아보겠다고 도시로 나왔지만, 도시는 찬드라의 가족을 기다리지 않았다. 두 쌍둥이 동생이 죽었고, 한 살배기 동생 꼬따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두려운 찬드라가 살 깨끗한 집, 깨끗한 물, 맛있는 음식, 공부할 학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쓰레기 더미에서 하루의 일용할 양식을 구해야 하는 아이들. 케냐의 슬럼가 고로고초(쓰레기라는 뜻)에서 생활하는 소피아와 캄보디아의 쓰레기 마을에 사는 라타의 이야기도 가슴 아프다. 쓰레기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들이 이들의 목숨을 위협하지만, 당장 죽지 않기 위해서 그곳을 떠날 수 없는 기막힌 사연. 더군다나 그런 소피아와 라타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지를 생각하니 뭐라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책 뒷날개에는 어린이를 돕는 국제 구호단체들의 홈페이지 주소가 나온다. 얼마 전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서 단체로 모금 활동에 참여햇던 굿네이버스, 한비야님을 통해 잘 알려진 월드비전, <<아름다운 사람, 박원순>>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된 아름다운 재단,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단체인 유니세프... 어느 단체이건 같은 일을 하는 곳이니 문을 두드려 보면 좋겠다. 크지 않더라도 작은 기부에 대해 고민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세이브더 칠드런이라는 곳에서는 모자뜨기를 해서 아프리카의 신생아들의 저체온증을 막아 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해 보면 좋을 활동이라고 소개 해 두신 분이 있어 오늘 아침 따끈한 소식으로 접했는데, 그곳도 날개에 주소가 보인다. 혹시 모자를 잘 뜨시는 분이라면 이곳에서 굳이 재료를 구입하지 않더라도 집에 있는 자투리 실을 이용해서 신생아 모자를 떠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될 듯하다. 자세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으니 사이트를 방문해 보시길~ 

 http://moja.sc.or.kr/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들로 본문 중에 인용 된 책들을 함께 담아 본다. 한비야님의 책도 아울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