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넉 점 반 ㅣ 우리시 그림책 3
이영경 그림, 윤석중 글 / 창비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윤석중의 시에 <<아씨방 일곱 동무>>를 그린 이영경님의 사랑스러운 그림이 더해졌다.
나는 옛날부터 시 감상이 서툴렀다. 그러다 보니 시를 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 나간 대회의 아픈 기억이 상처를 남긴 것도 같긴 하지만 말이다. 학교 대표로 나간 대회의 시제가 <거울>이었는데, 다 쓰고 나오니 선생님께서 "거울은 흉내쟁이야, 벙어리야..., 뭐 이런 것들은 절대 쓰지 않았지? 그런 건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거든." 하고 짚어주신 표현들이 다 내가 쓴 표현들이라니!
이 책은 시 감상이 서툰 나 같은 사람들에게 참 좋은 책이다. 시를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 말이다.
아가는 엄마 심부름 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도 까마득히 잊고 온갖 구경거리에 마음을 빼앗긴다. 잊어 먹지 않으려고 끊없이 "넉 점 반, 넉 점 반."을 헤아리면서 말이다.



물 먹는 닭도 봐야 하고, 개미랑 잠자리랑 놀기도 해야 하고, 꽃을 따서 노래도 해야 하고... 놀기에도 하루가 모자란 아기는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하면 끝이다.
엄마는 과연 화냈을까? 마지막 장면의 그림을 보면 더욱 재미가 난다. 이 그림은 패쓰~~~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즐거워진다. 시의 아름다움을 더욱 부각시킨 그림작가의 노력에 감탄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