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도 시간이 필요해 와이즈아이 나만의 책방 4
이성자 지음, 김중석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한 번쯤 울어 보았으면 한다. 어른이 되었을 때 어린 시절 나를 울렸던 책, 웃겼던 책, 가장 기억에 남는 책... 뭐 이런 책과 관련 된 특별한 기억들을 가질 수 있다면 그 아이가 평생 독서가로서 살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어떤 암시가 느껴지지 않는가? 그래서 미뤄 두었던 책이다. 슬픈 책은 마음을 아리게 하니 말이다.  

역시나~ 작가는 독자의 마음을 잘 흔들어 놓았다.  

<<아빠 보내기>>라는 책이 있었다. 엄청 슬폈던 그 책을 우리 반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권했더니 하나도 슬프지 않다고 자신은 감정이 메마른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이 책 또한 그 아이는 그렇게 읽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아이들이 세상을 산 시간이 적어서 어른인 우리 보다 공감할 양이 더 적기 때문이리라. <<아빠 보내기>>는 아빠의 죽음을 견뎌내는 엄마의 이야기를, 이 책 <<아빠도 시간이 필요해>>는 엄마의 죽음을 견뎌내는 아빠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 슬프다. 그런데, 조금 화가 난다. 왜 아이들이 남은 한쪽 부모를 위로해야 하는가? 보낸 슬픔을 견뎌내지 못 해 남아있는 아이의 슬픔을 눈여겨 보지 못하는 부모는 자격 미달 아닌가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슬픔을 느끼는 것은 내가 혹 아파서 덜커덕 큰 일을 당했을 때 꼬맹이 우리 자식들은 어떡하나 하는 걱정 때문이다. 아이 때문에 건강해야 겠다던 어느 분의 말,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나도 좀 더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 지나고 보니, 내 인생의 절반을 넘게 살았는데 그 남은 시간 동안, 우리 아이 잘 키우고, 시집 장가 가서 (아니, 시집 장가 못 가도 괜찮다. 하지만, 가는 것이 조금 더 안심이 될 것도 같다.)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고 싶다.  

언제나 그러하듯, 책에는 갈등이 해소되고 문제는 잘 해결된다. 아빠는 제 자리를 찾고 엄마를 이제 건강하게 추억할 수 있게 된다. 아빠에게 시간이 필요했지만, 아이를 위해서 그 시간을 좀 더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자꾸 들지만, 이 책은 아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줄 책이라 여겨진다. 두 책을 함께 읽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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