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들마루의 깨비 작은도서관 12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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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모질이라 불리지만, 은우에게 있어서는 도깨비처럼 나타나 자전거를 가르쳐 주고 놀이동무가 되어 주는 참 멋진 형이다. 그래서 그 애정을 담아 깨비형이라 불러 보는데. 그 깨비형과 은우와의 우정 이야기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깨비형과 때묻지 않은 은우는 마음으로 길을 만들고 그 길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엄마는 아빠와의 다툼으로 외가로 가 버리고 아빠는 은우에게 그 빈 자리를 대신 할 자전거를 사 주신다. 자신의 키로 감당하기 어려운 자전거를 누군가 뒤에서 잡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간절한 바람을 듣기라도 한 듯이 깨비형이 나타난다.  

자신을 구해내고 물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엄마를 그리는 깨비형은 방학을 하면 은우랑 함께 엄마를 찾아가려 한다. 물 속에서 주은 돌들로 탑을 만들어 쌓고 그 앞에서 빌어보는 소원.  

"형, 소원을 빌어 봐. 이렇게 하고 비는 거야." 나는 형이 쌓아올린 조그만 탑에 대고 두 손을 모았다. "이렇게?" 형이 날 따라했다. "응, 그리고 눈 감고 갖고 싶은 거 있으면 갖게 해 달라고 빌어. 형은 뭐 갖고 싶어?" "어, 엄. 마!" 

엄마 찾으러 가는 길에 먹으려고 비밀기지에 넣어 둔 빵과 우유. 방학이 하려면 아직 여러 날이 남았건만, 형은 그 상한 음식을 먹겠다는 말인지. 갑자기 화가 솟구치는 은우. 그리고는 그 동안 쌓아 두었던 소중한 탑을 걷어차며 형은 모질이라 외친다. 형네 엄마는 죽었다고 외친다. 그 이후 열병을 앓는 은우, 깨비형을 보고도 외면하고 마는데... 결국 엄마를 찾아 떠난 깨비형. 이렇게 아련한 그리움과 후회감을 안고 이야기는 끝나나 보다 했다.  

그런데, 얼마 후(3년 후) 그렇게 떠났던 깨비형이 안장도 없는 자전거를 끌고 다시 도들마루로 나타났다. 은우의 자전거를 잡아주기만 했지 깨비형이 자전거 타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 했는데, 깨비형은 이제 혼자 길을 떠난 것처럼 혼자 길을 찾아 다시 도들마루에 나타난 것이다. 자전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주요 매개체다.  

진짜 만난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에 길을 내는 것이다. 깨비 형은 이 세상 누구와도 마음의 길을 낼 수 있는 사람이다. 형이 지닌 마음의 나이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형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모질이가 아닌 깨비형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눈을 가진 은우가 한없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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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2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이야기 재미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