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는 똥도 예뻐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17
이금이 지음, 이정규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생님 미토는 똥도 예뻐-재미있어요?" "엉?" 

내가 들어 보지도 못한 책의 제목을 읊는 아이들에게 해 줄 말이 없다. "그게 무슨 책이고?" 

내용인즉슨, 7월의 작가로 선정한 이금이 선생님의 책 보물 찾기를 주안에 예고했었다. 가장 일찍 온 규마가 여러 권의 책을 찾아서는 함박 웃음 짓길래 나중에 온 친구들을 위해 한 권만 남기고 다시 책꽂이에 숨기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규마에게 선택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자기의 관심을 끈 이 책에 대한 궁금증에 읽기 전에 내게 물어 본 것이다.  

그러고 일단 넘어갔는데... 

방학을 맞이하여 읽고 싶은 책 들고 가는 주간이라고 학급 문고의 책(모두 내가 마련한 책이다. 정말 좋은 책으로 진짜 많이 잘 갖추어져 있다. 우리 반 학급문고는. 내 보물 창고다.)을 고르라 했더니 이 책이 또 희망이 눈에 든 거다.  

표지와 제목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이끌고 있는 이 책은 과연 어떤 내용의 책일까? 

카드 가입 선물로 받은 미니 토끼를 솔이는 '미토'라 이름짓고 정성껏 돌본다. 자기가 알아서 다 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미토 뒤치닥거리의 상당부분은 예상한 바와 같이 엄마의 몫이다. (여기까지는 이 동화가 별로 특별하지 않았다.) 

고모네 가족과 함께 놀러 간 동물원에서 구렁이 먹잇감으로 던져진 토끼 한 마리, 그 토끼가 불쌍해서 얼른 가방에 넣어 나왔는데, 처음에는 자기도 미토처럼 이 토끼를 키우겠다고 하던 고종사촌도 토끼의 한 쪽 눈이 애꾸눈이라는 사실(이 부분에서 갑자기 팍 긴장이 되었다.)을 알자 내팽겨치려 한다. 결국 이 토끼는 점박이 무늬라서 '점토'라는 이름을 가진 채 미토랑 같이 생활하게 되고, 솔이 가족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게 된다. 눈은 눈병 때문이라 동물병원 치료를 받고 뜰 수 있게 되었고, 설쳐대는 미토와는 달리 점토는 아주 얌전하게 생활한다.  

아무 곳에서나 오줌, 똥을 누는 미토는 드디어 우리에 갇혀 지내게 되고, 그 뒷바라지가 힘든 엄마의 구박과 암수가 같이 있으니 새끼를 낳으면 어쩌나는 걱정은 엄마 입에서 아기 못 낳게 하는 수술을 시켜야 겠다는 말이 나오게까지 한다. 이에 솔이는 토끼들의 진정한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더 많은 먹이를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더 나른 세상에서 뛰어 다닐 수 있게, 서로 사랑하여 마음껏 새끼를 낳을 수 있게 해 주려는 솔이의 가슴 아픈 이별! 그와 함께 토끼들의 행복을 소망하는 간절한 바람이 어우러져 토끼들에게 자유의 세상을 선물하면서 이 동화는 막을 내린다.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으로 분류 된(책 표지에) 이 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학교 앞에서는 아직도 가끔 병아리를 내다 파나 보다.  

어릴 적 병아리를 키우다 죽음을 본 기억들이 안 좋게 남아 있는 나, 설령 잘 키워도 그 닭의 운명은 정해 져 있는데, 정성껏 키운 닭을 잡는다는 것은 아이들의 정서에도 도움이 전혀 안 될 것 같아 항상 극렬히 반대한다.(이미 중닭으로 키웠노라 하는 아이들이 주변에 몇 있다.) 뿐만 아니라, 강아지 타령이 늘어진 희망이에게도 "너희들도 제대로 못 키워서 헉헉 거리는 엄마보고 강아지 뒤치닥거리까지 하라는 말이냐?"며 못 들은 척 해 버린다. 날 보고 나쁜 엄마라는 희망이에게 이 다음에 니가 엄마 되면 그 때 좋은 엄마 하라고 넘어가는데... 그래서 스스로 자기를 관리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를 기다리는 희망이. 그 때는 키우는 것에 대해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로 했다.  

조카는 강아지 노래를 몇 달 동안 부르다 결국 부모를 이기고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게 되었는데, 그렇게 키우는 것을 반대하던 언니가 지극 정성으로 돌보고 강아지 또한 그런 언니를 제일 많이 따르자 생각지도 않은 복병을 만났다고 혼란스러워했다. 하루종일 같이 지내는 언니가 엄마라고 생각하는지 조카가 아무리 자기가 엄마고(조카는 남잔데), 언니는 할머니라고 가르쳐도 강아지의 언니에 대한 사랑이란... 아가야 하나 돌보는 것과 똑같다는데... 집에 사람도 없는 우리 집에서는 이런 아가야를 혼자 두어야 할 시간도 많아서 아직은 여건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동물들에 대한 아이들의 앞뒤 재지 않은 사랑이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아이들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동화들도 제법 많이 나와 있는 듯하다. 이 책 또한 그런 점에서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요소를 갖추고 있다.  

재미있게 읽었다. 맛있게 읽었다. (책이 맛있다는 의미~ 다들 아시겠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0-07-17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게 읽었다,의 의미는 아는데~ 내가 못 읽은 이금이 작가의 책 3권에 미토가 들어 있어요. 어흐흑~ ㅜㅜ
아이들이 동물을 키워보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도 물고기, 햄스터, 강아지, 병아리~ 등등 키워봤어요.
병아리는 4개월까지 키워 중닭이 되었는데 누가 대문을 열어놔서 집나가 못 찾았지만
아이가 쓴 시로만 남은 추억이 되었네요.^^

희망찬샘 2010-07-17 07:50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순오기님 못 읽으신 이금이 선생님 책을 제가 몇 권 읽었나 봅니다. 그래도 다 합쳐 봤자 얼마 안 됩니다. 어여 분발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