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천재 클레멘타인 동화 보물창고 26
사라 페니패커 지음, 최지현 옮김, 말라 프레이지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재능발표회를 한다는데 자신의 재능이 뭔지 몰라 고민인 한 소녀가 있다.  나도 한 때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었는데...  

대학 때 교생 실습을 하면서 수업 전개를 하는 하는 친구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면서 감탄과 동시에 왜 내게는 저런 아이디어가 없는가 하고 가슴 아파 한 적이 있었다. 누군가 이야기를 엄청 잘 하는 것을 보면 부러웠다. 왜 내겐 저런 특별한 능력이 없는가 하고 말이다. 음치라고 이야기 하는 언니 말에 초등학교 때 주눅이 들어 지금껏 노래방 가서 즐거웠던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대학 때 시창 시험에서 혹시 낙제점을 받지 않을까 싶어 정말 열심히 시창 연습을 하기도 했다. 키도 좀 더 크면 좋겠고, 얼굴도 좀 더 예쁘면 좋을텐데... 이렇게 가지지 못 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니 행복하지 않았다.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서 고개를 조금만 돌리니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나를 부러워하는 이들도 있다는 게 눈에 보인다. 거기다 내가 가지지 못 해서 가지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소망은 나를 조금 더 변화 시키기도 하였으니!  

나도 꽤 창의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늦게나마 요즘은 느끼기도 하는데, 그걸 다른 사람이 알아줄 때가 있어 더욱 신난다. 말을 잘 하고 싶었던 내게 "선생님은 책을 많이 읽어서(사실은 아니지만 아이들 눈에는 확실히 그렇다.) 우리에게 하는 말들이 가만히 듣고 있으면 다 옳은 말이라서 잔소리라거나 하는 느낌이 전혀 안 들고 할 말이 없게 만들어요. 생각 해 보면 다 옳은 말이거든요." 하는 너구리군의 칭찬은 최근에 들어 본 가장 좋은 칭찬이었다.  

한 강연회장에서 수녀님이 천지창조에 대한 강의를 하시면서 이 세상을 만드신 하느님이 하신 말씀은 "보시니 좋더라."라는 거였다고 말했더니 어떤 사람이 강연 후 다가와서 "하느님이 저를 만드시고도 그런 똑같은 말씀을 하셨을까요?"라고 묻더란다. 수녀님도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울 정도의 박색이었지만, 틀림없이 그렇게 생각하셨을거라고 말했단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는데, 다음에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나 인사를 하더란다. 그런데 그 사람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게 변해 있었단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우울해 하던 사람이 자신의 보물을 뒤늦게나마 발견한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얼굴은 성형을 하지 않는 한 변하지 않겠지만, 마음이 바뀌면 덩달아 표정과 분위기는 분명히 변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렇게 그 사람은 다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인상깊게 남아있다.   

아이들이 가진 재능-이미 넘치는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성적표를 작성할 때 가끔 도대체 어떤 좋은 말을 써 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아이들이 있다. 그래도 생각하고 생각하면 장점이 없는 아이란 없다. (물론 시간은 걸린다. 그 아이들의 장점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도록 개인적인 노력을 하면 좋겠는데, 그게 잘 안 되어서 아이들의 능력차는 자꾸 나나 보다.) 아이들은 그들을 믿어주고 격려해 주면 지금은 부족하지만 변화할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아이들의 능력이 아닐까? 아이들의 그런 무한한 가능성이 참 부럽다.  

사설이 길었다. (여기까지 다 읽은 분이 있다면 죄송스럽기도 하다.) 책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이런 자신의 숨은 능력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자기의 장점을 찾아보면 어딘가에서 그 숨어 있는 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런 고민을 가진 아이들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자신만만하던 다른 친구들과 달리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었던 클레멘타인은 난장판이 되려고 하는(큰소리만 빵빵쳤지 제대로 하는 것 없는 아이들)공연장을 잘 정리해 주는 재능발표회의 총감독으로 데뷔를 한다. 그 재능을 잘 알아채준 훌륭하신 교장 선생님!(그에 비하면 <<엄청나게 큰 라라>>도 클레멘타인과 같은 역할을 했지만 그 재능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가슴 아프다.) 재주 없는 아이들은 없다!

멋진 클레멘타인을 아이들의 친구로 만들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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