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읽어주는 엄마
강지연 이시내 지음 / 청출판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문화 혜택을 받지 못 하고 자란 탓에 음악과 그림을 감상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나는 뒤늦게나마 이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욕심으로 여러 권의 책을 구입하였다. 근데, 여전히 문화는 나와 거리가 멀어서 책은 책꽂이에 얌전히 꽂혀 있기만 하다. 시간을 내어 이런 책들을 줄줄이 읽어서 나의 문화적 감성을 키우고 싶은 욕심은 가득한데, 시간은 그런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읽어 달라고 졸라대는 책들이 너무 많다.) 

이 책은 서평이벤트에서 받은 책이라 의무감으로 읽게 되었는데, 서평 도서를 신청하기 전 읽어 본 서평들이 무척 맘에 들어 기대가 많이 되던 책이디.  

초등학교 교사인 두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감상 수업을 했던 경험을 살려 유럽 미술관 견학 후 각 미술관에서 본 뛰어난 작품들을 소개 해 두었고, 그 그림을 이용해서 자녀와 함께 해 보면 좋을 여러 활동들도 곁들여 두어 편하게 읽기 좋게 구성 해 두었다.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벨기에의 브뤼셀 왕립 미술관, 안트베르펜 왕립 미술관, 그리고 네덜란드의 마우리츠 하위스, 반고흐 미술관,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는 우리가 익히 보고 들었던 명화들이 가득하다. 제목과 작가는 굳이 연결 짓지 못 하더라도 친숙한 그림들을 보면서 그 그림들에 얽혀 있는 사연들과, 관련된 신화적인 이야기들을 만나는 것은 무척 신나는 일이었다. 그곳에 나도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니 말이다.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는 '미술은 모든 사람들이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예술'이라는 개방원칙 아래 무료입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교과서에서 배운 기억이 나는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등은 익히 보아왔던 그림들이다. 그 중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속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장치들은 '아하~'를 연발하게 한다. 저자가 감탄한 터너의 <빛, 증기, 속도>에서는 철도 위 놀라 도망가는 토끼를 찾기 어려웠지만, 아이들과 함께 살펴 보면 재미있는 수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 홈페이지(http:// www.nationalgallery.org.uk)를 들르면 원하는 그림을 주문 제작하여 원하는 크기로 복사본을 소장할 수도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곳 홈페이지에서는 갤러리가 가진 모든 그림의 확대 플래시를 볼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방문 해 보면 좋겠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불만스러웠던 것은 그림이 선명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저자가 설명하는 내용의 장면을 찾아보려고 하니 아직 노안도 아닌데 눈이 시리다.)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은 16세기 이후에서 현대 미술까지를 아울렀는데 현대 미술 작품의 대부분을 지금은 테이트 모던 미술관으로 넘겨 주었다고 한다.  

브리티시 스쿨의 <콜몬들리 자매>의 다른 그림 찾기는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콜몬들리 집안의 두 자매, 같은 날 세상에 태어나서, 같은 날 결혼했고, 같은 날 아기를 낳았다.'는 그림 설명을 통해 이 그림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책에 등장하는 미술관이 바로 이곳이라고 하니 책을 다시 살펴 보아야겠다. 그란즈의 <솔슨스톨 가문의 초상>에 숨어있는 이야기는 너무 슬프다. 죽은 아내 옆에 새 아내가 갓 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는 그림이라니! (오, 마이 갓~) 

이 곳을 벗어나면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다. 영국의 현대미술을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마르셀 뒤샹의 <샘>은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에 예술가가 의미만 부여하는 것으로도 새로운 예술이 탄생함을 알려준다. 아이들 보고 이것이 아주 유명한 작품이라고 이야기 해 준다면? 그 당시 뒤샹이 비난 받아 원본작품의 설치가 취소되고 원본작품이 사라지는 일까지 일어났다고 하니! 병으로 몸이 불편해져서 붓을 더 이상 들지 못 하자 가위를 들어 작품 활동을 대신했다는 마티스의 <달팽이>는 단순함에 아이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작가의 높은 정신력을 함께 기려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벨기에로 넘어가면 브뤼셀왕립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나폴레옹이 약탈한 많은 미술품을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 채우고 남아서 이곳에까지 보관하였는데 벨기에가 독립을 맞으면서 그 작품까지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만난 조제트의 <마그리트>는 그림책 << 마법의 저녁식사 >>을 떠올리게 한다.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은 내게도 익은 작품이다.  

벨기에의 두 번째 미술관인 안트베르펜왕립 미술관에서는 거장 루벤스를 만날 수 있는데 플란더즈의 개의 네로가 너무나도 보고 싶어했던 루벤스의 <성모승천>은 이 미술관의 근교에 있는 노트르담 성당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카라바조의 <토마스의 의심>과 비교하여 루벤스의 <의심하는 성 토마스>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 해 두었으니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네덜란드의 마우리츠 하위스 저택에서는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만날 수 있는데, 이 작품을 배경으로 한 소설도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무식?) 

반 고흐 미술관에서는 고흐의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살아서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다는 고흐, 고갱과의 결별에 상처 입고 자기 귀를 자르고, 끝내는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고흐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가득 담고 있을 곳이리라. 가난하여 모델을 살 돈도 없었던 그는 자신을 모델로 삼아 자화상을 많이 그렸고 밀레를 존경하였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너무나도 유명하기에 언급을 생략한다.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에서는 기억에 남는 특별한 작품이 없다. (내게는 그렇다. 하지만, 아마 많이 아시는 분들은 이 미술관에서도 반가운 그림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고! 좀 더 눈을 단련 시키고 감성을 순화 시키도록 노력해야겠다. 또 다른 책을 찾아보아야겠다는 훌륭한 자극제가 되어 준 책이다. 초등 미술 영역에서도 감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누구나 솜씨 좋은 미술가는 될 수 없지만 훌륭한 감상가는 될 수 있으리라. 그림을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는 눈을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이런 범주의 책들을 정리 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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