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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노래 - 마틴 루터 킹 ㅣ 양철북 인물 이야기 2
강무홍 지음, 박준우 그림 / 양철북 / 2009년 12월
평점 :
미국 흑인의 억압받는 자유를 위해 간디처럼 비폭력 저항운동을 펼쳤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이야기를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그림책 형식으로 만든 인물 이야기다. 다루는 소재가 무겁다 보니 이 책은 유아나 초등 저학년보다는 글자를 조금 싫어하는 (혹은 좋아하더라도) 초등고학년에게 읽히면 좋겠다. 인물 이야기를 접하는 시기 자체가 저학년 보다는 고학년에 적당하다고 하니!
어느 날 몽고메리의 버스에서 한 흑인 여성이 체포되어다. 흑백분리 정책으로 인해 버스에 탈 때도 흑인석, 백인석이 따로 있을 당시 자리를 얻지 못한 백인을 위해 먼저 와서 자리에 앉아 있는 흑인여성에게 "자리를 좀 양보해 주실 수 있겠느냐?"고 물은 것이 아니라 "비키라니까!" 하고 외쳤단다. 이 여인의 체포 죄목은 그 자리를 비키지 않았다는 것.
젊은 목사 마틴 루터 킹은 이 흑인 여성의 용기 있는 행동을 보고 자유에 대한 그들의 열망을 보았다. 흩어진 흑인들의 의식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그는 '버스 안 타기' 운동을 벌이자고 호소한다.
흑인들이 타지 않아 텅 비어 있는 버스. 어떤 사람은 걸어서, 어떤 사람은 노새를 타고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차를 얻어타고 일터로 학교로 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킹목사 조차도 믿을 수 없었다고 한다.
지팡이를 짚고 가는 할머니에게 힘드실테니 그냥 차를 타시라고 말씀 드렸을 때 하셨다는 말에 그만 '울컥'하고 말았다.
"나를 위해서 걷는 게 아니라네. 우리 손주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서 걷고 있는 걸세."
굴욕스럽게 버스를 타느니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그들, 영혼의 고통보다는 다리의 고통을 택한 그들!
하지만, 그들의 이런 자기 의사 표현은 백인의 분노를 일으키고 많다. 'KKK'단이라는 공포의 백인 테러 단체가 공격해 오기 시작하면서 폭력이 폭력을 부르려 하는 순간이 왔다. 이 순간 킹 목사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과연 참을 수 있었을까?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을까? 평화적인 연대를 이룰 수 있었을까? 글쎄???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직 자유입니다. 백인과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펴화롭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잊요. 그러므로 증오 대신 사랑을, 폭력 대신 노래를 온 세상에 울려 퍼지게 합시다."
쫓겨나면서도 흑인과 백인이 함께 어울려 밥을 먹을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며 백인 식당에 가고, 백인 사서들이 쫓아 내더라도 당당하게 백인 아이들만 다니는 학교나 동네 도서관을 다니며 자신들의 자리를 잡아 책을 읽는 아이들, 감옥에 갇히는 킹 목사를 생각하며 감옥이 넘쳐날 때까지, 더 이상 그들을 가둘 감옥이 없을 때까지 감옥 투쟁까지 동참하는 그들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자유를 갈구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꼬마 아이도 함께 외치는 자유!
감옥에 들어가서까지 함께 외치는 자유!
그들이 지금 얻은 자유는 그렇게 얻어진 자유라는 거다.
지금은 흑인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하는 참 많이 달라진 시대이지만, 이런 선각자의 노력이 없었다면 그 시기는 더 멀어졌을지도 모르겠다.
노벨상 수상 위원회는 이를 기려 킹목사에게 1964년 노벨평화상을 주었다. 그는 "평화와 인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이 상을 받겠습니다."라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백인 암살자의 총에 맞아 42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가 한 위대한 일들은 인류의 가슴에 길이길이 남을 일들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 책이 한 권 있다. 웅진주니어에서 나온 <<까만 얼굴의 루비>>다. 작년에 아이들과 함께 독후감 쓰기 대회를 준비하면서 여러 권의 책을 소개하니 얇다는 이유로 귀차니스타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던 책이다. 하지만, 그 귀차니스타들의 마음을 그 얇은 책이 움직였다는 사실! 이런 놀라운 세상이 우리가 태어나기 바로 얼마 전까지도 있었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무척 충격을 받은 듯했다. 백인들만이 다니는 학교에 처음 입학한 흑인 아이, 그 아이의 마음을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마는 책은 그 마음을 잘 전달해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 책도 아이들에게 그러한 의미에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교실에 꽂혀는 있으나 독자를 맞이하지 못 하고 있는 제법 두꺼운(어떤 아이들에게는 그렇다.) 창비의 인물 이야기 <<마틴 루터 킹>>도 이제 만나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