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천재 기찬이 - 제7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13
김은의 지음, 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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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희망이 수준에 딱인 책이다. 초등 저학년에게 권하면 환영 받을 만하다. 덕분에 울 희망이 즐거운 책읽기를 했다. "아, 재밌다."는 말과 함께. 

나는 초등 1학년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은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무척 떨리는 일이다. 아이들은 더 이상 천사가 아니며, 교사 또한 더 이상 인자할 수만은 없는데, 그 어린 것들에게 무섭게 하자니 맘이 편치 않고 그렇다고 부드럽게 하자니 그렇게 해서 모든 것이 잘 돌아가게 할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은 부족하고...  

아이가 공부하는 교실에도 가 보고 싶을 것 같다고 보결 담당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연가를 내셨을 때 희망이 반 수업을 한 시간 배치 해 주셨다. 우와~ 한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  "야! 쓰읍~(혀 긁는 소리!)" 하나면 우리 아이들은 '그대로 멈춰라.'인데... 1학년은 도통 그렇지 않으니... 한 시간, 아니 네 시간 내도록 원맨쇼를 해 가면서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기란 참 어려울 것 같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기찬이같은 아이들이 일 학년 교실에 한가득 앉아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 아이들과 과연 나는 행복한 교실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기찬이는 바로 학교에서 선생님을 긴장시킬 그런 아이 중의 하나다. 별난돌이 기찬이가 펼치는 유쾌상쾌통쾌한 이야기를 만나 보시길.  

아침에 일어나기 싫을 때면 항상 잠만 자던 만화 속 주인공 잠만보가 되었다가 학교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금방 제트기로 변신하는 기찬이! 

기찬이가 하는 '이놀 로꾸거'는 기찬이 같은 어린 애가 하기는 말길이에서 조금 어려운 놀이라서 좀 억지스러운 점이 있다. 단어 정도야 쉽게 거꾸로 하지만, 긴 문장을 거꾸로 하는 것은 머리를 아프게 하면서 더 이상 놀이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어른이기 때문일까?(아니야, 아이들은 이렇게 하려면 분명히 헷갈릴테고, 그래서 포기 하던지 말이 안 되게 하고는 맞다며 그냥 패스 할 거야!) 

무지개 반사는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싸우는 아이들이 또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일을 쉽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이 아이들의 놀이에 크게 간섭하지 않아도 그들 나름의 해결책을 내 놓으며 자란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엄마 따라 서예전시회에 가는 일은 무척 따분한 기찬이는 전시회 가는 대신 친구를 초대하여 같이 놀게 해 달라고 하는데, 어머니는 어른들이 안 계시기 때문에 안 된다고 거절하신다. 친구들에게 초대를 받고 싶지만, 기찬이를 초대 해 줄 친구가 없다. 마침 학교에서 싸운 친구 지원이가 떠오르는데, 지원이집에 가니 지원이가 어머니 외출 하시는데 따라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다 혼나고 있던 중. 기찬이가 지원이를 멋지게 특별초대 하고 싶다고 하자, 지원이 어머니는 그렇담 내일 기찬이를 초대하겠다고 해서 두 아이의 문제는 깨끗하게 해결 된다.  

대단한 초능력을 갖고 싶은 기찬이의 잇단 주문이 딱딱 들어 맞을 때 자신이 정말 초능력자라고 생각하는 귀여운 꼬마 아이의 이야기, 상상력 천재 기찬이는 걱정근심 없는 유괘한 꼬마 아이다. 기찬이가 부럽다. 아이들의 무한 상상을 자극해 줄 줄 아는 기찬이의 부모님도 멋지다.  

기찬이와 같은 아이들에게 많이 단련되어 나도 노련한 1학년 교사가 한 번 되어 보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기찬이가 무대포의 말썽꾸러기는 아닌 듯하다. 이 동화의 작가는 어린 아이의 순수를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저 귀엽게 보고 넘어가면 될 멋지고 근사한 아이, 상상력 천재 기찬이! 기찬이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어른이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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