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태격 오손도손 이야기 보물창고 16
신형건 옮김, 아놀드 로벨 그림, 샬롯 졸로토 글 / 보물창고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두 아이가 요즘 한창 싸운다. 무척 사이좋아 나를 흐뭇하게 하더니 시기가 그런 시긴지 요즘은 틈만 나면 아웅다웅이라 그 때문에 야단 듣는 일도 제법 있다.  

묵묵히 듣고 있던 찬이도 요즘은 컸다고 누나에게 제법 말대답을 한다. "그렇다고 왜 화 내는데? 좋게 말하면 될 걸 가지고!" 하는 폼이 제법 대견하기도 하면서 우짜돈동 안 지려고 하니 싸움이 끊이지 않는 것 아니냐고 양보도 좀 하라고 타이른다.  

"찬아, 어느 아이가 산에 가서 크게 고함을 쳤대. 바보야! 하고 말이야. 그러니까 잠시 후에 바보야! 하는 소리가 들리더래. 똥개야~ 하니까 또 똥개야! 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래서 엄마에게 산에는 나쁜 친구가 사나 보다고 말씀 드렸지. 그 말을 들은 엄마가 좋은 말을 해 보라고 하셨어. 그 아이가 우리 친구 할래? 하니까 다른 아이도 우리 친구 할래? 하더란다. 산에서 들리는 소리를 메아리라고 하는데 말이야...." 하면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이야기를 한참이나 설명 해 주었던 적이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잔뜩 흐린 날씨 때문에 출근하면서 엄마에게 키스하는 것을 잊은 아빠. 그 때문에 언짢아진 엄마는 조나단에게 잔소리를 하게 되고, 그 때문에 조나단은 샐리에게 나쁜 말을 하고, 그 때문에 샐리는 단짝 마조리의 멀쩡한 우비를 책잡아 말하고, 그 때문에 마조리는 자기 인형을 가지고 노는 동생에게 하는 짓이 계집애 같다고 투덜 거린다. 그 때문에 동생 에디는 침대에서 자고 있던 멍멍이를 밀쳐 버리는데... 

멍멍이는 그래도 뭐가 좋다고 꼬리를 살랑살랑~ 그 뒤를 따라 그 뒷이야기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상상해 보면 될 터이다. 따지고 보면 이해 못 할 일이란 없는데, 언제나 아웅다웅 하며 사는 우리네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그림책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상쾌한 기분을 선사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요즘 얼굴이 직업병(?)인지 점점 굳어져만 가는 것 같아 안면근육 운동 좀 해야 겠다고 열심히 생각하고 있는 중에 만난 이 책은 이런 내 마음을 다시 한 번 더 되돌아 보게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9-10-28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받은 책 리뷰를 하나도 못 썼어요.
이번 주말까지는 끝내야지요.^^

희망찬샘 2009-10-28 16:26   좋아요 0 | URL
저도 밀린 거 쓰려고 하니 힘들어요. 게다가 책 한 권의 행방은 묘연한데, 어디서 그 녀석을 찾아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