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갈의 아이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11
낸시 파머 지음, 백영미 옮김 / 비룡소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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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거대한?) 마약왕 엘 파트론은 무한한 생명을 원한다. 신이 주신 생명력을 인간의 힘으로 무한 연장하고 싶은 그는 가진 부를 이용하여 자신의 피부세포를 체취한 후 이를 배양하여 암소의 배에서 태어나게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클론은 어느 정도 자라면 자기 장기를 적출 당하기 위해 죽임을 당하게 되는데. 클론은 사람이 아닌 가축으로 분류되어 이 일은 정당하게 된다. 그리고 클론은 무뇌아(태어나면서 뇌를 파괴당한다.)로 태어나기 때문에 인간들은 더욱 죄의식을 가지지 않는데.

이 거만한 부자 엘 파트론은 자신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에 대한 보상으로 자신의 클론이 완벽하게 어린 시절을 누리기를 원하고 그리하여 탄생한 클론이 이 책의 주인공인 마트이다. 엄마는 아니나 엄마 같은 유모 셀리아와 무뚝뚝하지만 한없는 사랑을 품고 있는 엘파트론 경호원 탬린, 그리고 마트가 사랑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여자 아이 마리아는 알라크란가의 다른 사람이 클론을 보는 눈(마치 짐승, 괴물, 더러운 어떤 것... 이라는 시선)과는 다른 눈으로 마트를 인간 대접한다. 그들의 사랑 속에서 마트는 클론이 아닌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다.

자신의 또 다른 몸인 140이 넘은 노인 엘 파트론을 사랑하는 마트는 14살이 넘으면서 자신이 엘파트론의 생명을 연장하는 도구가 되려 하는 순간에 구원을 받게 되는데...

셀리아는 마트에게는 죽지 않을 정도의 비소를 먹여 두었기 때문에 그것들이 장기에 축적되어 있어 그의 장기를 적출하여 노인에게 이식하면 노인은 죽게 되고 말거라는 폭탄선언을 한다. 결국 그 충격으로 끝없는 생명을 갈구하던 노인은 죽게 되는데... 노인의 죽음과 아울러 후계자는 더 이상 클론으로서 쓸모가 없어진 마트를 없애고 싶어 했으나, 그를 사랑하는 탬린은 그에게 달아나서 클론이 아닌 한 인간으로 살 기회를 잡으라고 길을 열어 준다. (백설공주를 놓아 준 사냥꾼처럼!)

다시 시작되는 마트의 두 번째 삶-또 다른 위기로 가득하다. 농장 경비대로부터 달아나는 아이들을 구한 파수꾼들은 아이들의 수호신이 아니라 그들을 또 다른 지옥으로 보내는 잔인한 다른 한 무리일 뿐이다. 마트는 이곳에서 어떻게 하든 탈출을 해야 하는데 그 탈출 과정 속에서 인간으로서 진한 우정과 의리를 발휘한다. 옳지 않은 것들에 대항하면서 이겨 나가는 나약하지만, 나약하지 않은 마트! 그가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엘 파트론의 손자이지만, 엘 파트론 보다도 더 늙은 노인이었던 엘 비에호는 신이 주신 생명을 연장하기를 원하지 않고 그의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임으로써 정신 나간 사람들이 사는 것 같은 그 이상한 나라의 희망이 되어 준다.

죽음!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 죽음을 피하기 위해 또 다른 희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한다면 이 세상은 전쟁이 원인이 아니더라도 멸망의 길에 더 빨리 이르게 되지 않을까? 엘 파트론의 알라크란 가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책의 제목이 <<전갈의 아이>>인 이유는 알라크란 가의 문양이 전갈이고 그 전갈 문양은 엘파트론과 그의 클론인 마트의 DNA를 인식하여 비밀의 문이 열리게 하였기 때문이라 보면 되겠다. (원제는 The House of the Scorpion)

긴장 속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 책을 읽으니 작년에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한 아이가 떠오른다. 은진이가 이 책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하고 말이다. 700쪽이 넘는 분량이긴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으니 아이들도 읽을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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