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샤 천사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21
김혜리 지음, 신민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아이들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유쾌한 이야기들로 아이들의 마음에 희망과 사랑을 가득 채워주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들이 있다. 읽으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들. 하지만, 그런 책들을 통해 아이들은 또 한 뼘 커지는 걸 느끼기에 그런 책들이 무척 고마울 때도 있다는 사실! (마음을 눌러 버려서 싫은 책이 더 큰 가르침을 주는 좋은 책이 되기 위한 고비를 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빠샤 천사를 읽으면서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구나! 했는데, 책의 말미에서 나는 그만 눈물을 찔끔 거리고 말았다. 내가 왜 그랬지?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가슴 아파서? 그건 아니다. 어려운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사랑의 다리를 놓아 주는 ‘빠샤 천사’같은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에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빠샤 천사가 나이도 성별도 다른, 많은 수의 가슴 따뜻한 어른들의 집단이라는 사실이 코끝을 찡하게 해 주었다.

사회에 불만 있는 말썽꾸러기 우리 형이 만화(그림)을 통해 상처를 치유받도록 해 준 것도 빠샤 천사고, 잘 하는 것 없는 내게도 무엇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것도 빠샤 천사다.

초고층 주상 복합 단지 아파트의 옆에 있는 하늘이 가까운 우리 동네! 그 두 동네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 아니 그 두 동네를 확실히 가로 지르는 보이는 장벽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승화시켜 준 빠샤 천사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그래도 여전히 살 맛 나는 세상이리라.

세상을 바꾸는 것은 무언가 크고 거대한 힘이 아닌 것 같다. 아주 작은 힘이 모이고 모이면 큰 힘이 되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참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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