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마 형제
이소민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미키의 이름은 언젠가부터 ‘하지마’가 되었다. 그 언젠가는 동생이 태어난 이후가 되겠다. 얼굴의 립스틱 자국이 미키가 사랑받는 아이라는 증거라면 엉덩이의 손자국은 미키의 수난을 의미하는 것! 사진 속 미키의 얼굴이 흑백에서 다시 칼라로 바뀔 때 미키는 형아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 이야기를 만나 보자.

동생의 탄생이 어린 아이들에게서 세상이 처음으로 자기를 배반하는 것, 온 세상을 다 잃는 것과 같은 상실감을 안겨 준다고 한다. 보통은 간단한 퇴행 현상을 보이다가 어느 순간 서서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 상황이 무척 심각한 아이들, 그로인해 심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아이들은 무척 고단한 극복기를 거쳐야 하기도 한다.

하지마 1세 미키는 자신의 고난이 동생 때문에 비롯되었음을 어렴풋이 인식하고 동생을 미워하기 시작하고, 동생을 해코지하는데... 동생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그 간절한 소망은 꿈속에서까지 이어진다. 그 꿈이라는 것이 기가 막히다.

미키는 동생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간다.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타고 쉽지만 돈이 없어서 인형 뽑는 기계에 동생을 넣고(동생을 팔아 버리다니!) 돈을 받아서는 그 돈으로 신나게 놀이기구를 탄다. 집에 돌아와서 잠을 자는데 부모님도 안 계시고, 있어야 할 동생도 없어 기분이 영 이상하다. 어제의 그곳에 다시 가 보니 동생은 눈물콧물 범벅이 되어 그 기계 속에 앉아 있다. 아이들은 동생을 꺼내려고 시도를 하고... 다른 아이들이 살아있는 인형인 동생을 가져가기 전에 미키는 동생을 구출하려 한다. 하지만, 인형뽑기 기계라는 것이 잡힐 듯 하면서도 미끄러지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마지막 동전까지 다 넣어 보지만, 끝내 동생을 구하지 못한 미키. 다행히 땅에서 주운 동전 하나가 동생을 구출해 주는데...  

깨어보니 꿈이더란다. 이제 미키는 동생과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웠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사랑스러운 동생 모모의 이름도 ‘하지마’가 되었더란다. 하지마 2세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우리는 하지마! 형제. 천하무적 하지마! 형제.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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