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속의 작은 우주 - 어린이를 위한 토양동물 이야기
앨빈 실버스타인.버지니아 실버스타인 지음, 김수영 옮김, 김태형 그림 / 사계절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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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물에 대한 호기심은 많지 않으나 나는 한 때 생물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었다. 생물이라는 과목이 유난히 재미있었고, 그래서 참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 그런 것에 비하면 식물 이름도 동물 이름도 잘 모른다. 자연 속에서 살지 않다 보니 주변 환경에서도 자연에 대해 관심을 가질 기회가 적었고 이런 류의 책을 많이 만나지 못했던 것도 이유가 되겠다. 많이 알고 싶은데 잘 알지 못하는 나는 이런 류의 책만 보면 무척 반갑다.     

이 책에는 정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양 생물에 대해서 소개 해 두었는데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지렁이, 선충, 달팽이와 민달팽이, 쥐며느리, 지네와 노래기, 톡토기, 거미, 응애와 진드기, 딱정벌레, 개미까지! 아이들의 흥미를 사로잡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암수 한몸인 지렁이의 생식도 참 신기하며 토양의 청소부로서 지렁이가 하는 일도 잘 설명되어 있다. 6차 교육과정에서는 4학년 과학 시간에 지렁이를 다루는 단원이 있었다. 내가 발령 났을 당시는 온 나라가 '열린 교육'에 몸살을 앓던 시기였고 우리 학교는 시범학교로서 전 교사 공개 수업을 하게 되어 있었다. 우리 반 아이들을 데리고 적용수업을 하던 선생님이 생각이 나는데, 그 때 지렁이를 잡아 당겼을 때 뚝뚝 끊어졌던 기억이 난다. 지렁이도 꼬리를 자르고 달아나는 도마뱀처럼 재생동물인가?  잘려진 각 개체는 재생하여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것일까? 무척 궁금했었는데 더 이상 살펴보지는 못 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 의하면 어느 부분이 잘려 나갔느냐에 따라 몸이 다시 자라날 수도 있다고 한다. 지렁이의 150개 체절 중 첫 열 개 체절 가운데 일부나 전부가 잘려 나가도 그 가운데 네다섯 개 정도는 다시 자라고 꼬리부분에서 11~36번째 체절이 잘리면 지렁이의 대부분이 죽는다고 하니 신기하다.  

아이들이랑 콩벌레 불렀던 공벌레는 쥐며느리의 일종이다. 그러니까 모든 쥐며느리가 공모양을 만들지는 않고 쥐며느리 중 일부가 공모양을 만드는데 그 종을 우리는 공벌레라 부른다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   

지네노래기의 차이점은 체절마다 다리가 한쌍씩 달려 있으면 지네고 한 체절에 두쌍씩 달려 있으면 노래기란다. 다리가 일곱 쌍 달려서 태어나는 지네는 탈피를 거듭하면서 다리의 수가 늘어난다고 한다.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과정도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자기가 지나 다닐 수 있는 방사실을 친 후 먹이가 걸려 들도록 끈적이는 나선실을 치면서 촘촘히 거미줄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잘 설명 되어 있다.  

다양한 딱정벌레류를 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다. 적이 나타나면 가스를 내 보내는 폭탄먼지 벌레,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슴벌레와 장수 풍뎅이, 소똥구리 등을 만나는 것도 무척 재미있다.

여왕개미, 일개미, 수개미들의 사회생활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이 책을 읽는 맛이다.

우리가 디디고 있는 이 땅에 얼마나 많은 토양 생물이 사는지를 알게 된다면 참 놀랍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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