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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박사 석주명 ㅣ 우리시대의 인물이야기 2
박상률 지음 / 사계절 / 2001년 8월
평점 :
3학년 국어 교과서에서 만났던 인물이었다. (아이들은 4학년에서 배웠다고 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3학년인데....) 3학년을 가르쳤을 당시 학년 권장도서로 선정 된 (교과서에 실린 글이라서 권장도서가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보며 3학년 아이들이 읽기에는 글이 좀 많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권장 대상 연령은 5학년 이후가 좋겠다. (내 생각엔!)
요즘은 인물 이야기(소위 위인전)의 형태도 우리 어린 시절과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위인의 화려한 생애 덕에 주눅이 들기도 하고, 정말 대단하다!를 연발하게 했는데, 요즘 글들은 그들의 인간적인 실수나 실패도 다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도 열심히 하여 그런 모습을 닮아 갈 수 있겠다는 현실감을 더 높여 주는 것 같다. 그리고 글의 구성 또한 참 재미있다.
사실 석주명에 대해서는 '나비박사 석주명'이라는 타이틀 말고는 아는 것이 없었다. 인간적인 관심도 별로 없었다. 그의 인생이 그리 궁금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석주명이라는 인물은 참 매력적인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이는 외골수라는 특성은 때론 주위의 사람들을 고개 젓게 했을런지도 모르겠으나 이렇게 하나의 일에 매달릴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스승의 권유로 나비를 연구하게 되었고, 한 가지 일에 10년을 바쳐 보라는 말씀을 따라 정말 모든 것을 바쳐 연구를 하시고 그 연구 성과는 우리 학계에 길이 남아 있다. 연구에 몸 바치다 보니 불행한 가정사를 가지시고, 연구 이외에는 아무 것에도 관심 없었던 그가 전쟁의 가운데서 정말 어이없게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었지만 (인민군으로 오해하고 술 취한 군인이 쏜 총에 맞아 돌아가셨단다.) 그의 연구 업적은 길이길이 남아 있다.
선생님과 얽힌 많은 일화 속에서 인간 석주명을 만나 보는 것은 참으로 괜찮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