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공주 / 강남국 일곱 쌍둥이 한겨레 옛이야기 2
허은미 글, 이현미 그림 / 한겨레아이들 / 1999년 4월
평점 :
절판


절판이라... 다시 나오려나??? 중고로 건졌는데... 

황석영의 <<바리데기>>를 많은 사람이 읽은 것 같다. 그 이야기를 읽기 전에 이 이야기를 제대로 먼저 알아야지 싶어서 대충 아는 것을 넘어서 제대로 읽자 싶어 한 권을 샀다.  

한겨레 옛이야기 시리즈는 생각보다 어린 유아들이 읽기는 이야기 구조가 복잡하고 어려운 말도 많이 나온다. 초등 중학년 정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책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둘 다 유명한 이야기다.  

한락궁이와 원천강 오늘이 이야기도 그랬지만, 공간적 배경은 이승도 아닌 듯한, 저승도 아닌 듯한... 이승과 저승의 경계같은 어느 부분에서 일어나는 일인 듯하다. 그리고 그들은 죽어 신선이 되거나 선녀가 되거나, 하늘의 별이 된다.  

먼저 <바리공주> 이야기. 이 이야기는 서울, 경기, 강원에서 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바리데기라고도 한다. 여섯 공주를 낳고 아들만을 기다리던 해동국 북쪽 불라국의 오구대왕은 일곱째 공주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버리라고 한다. 어머니인 길대부인은 무척 마음이 아파 바리공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옷고름을 징표로 찢어 요람에 담아 떠나 보낸다. 다행스럽게도 바리공주는  비리공덕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구출되어 무럭무럭 잘 자라게 된다. 한편 궁궐에서는 왕과 왕비가 병을 앓게 되는데 특히 아버지인 오구대왕의 병을 고치려면 사람을 살린다는 약수를 저승세계에 속한 동대산에서 가져와야 한단다. 고이 기른 여섯 딸은 죽은 사람만이 간다는 그곳을 갈 수 없다 그러고. 마지막으로 죽기 전에 버린 딸을 보고 싶어 하는 오구대왕 앞에 나타난 바리공주는 자신이 그곳에서 물을 구해 오겠노라 하며 떠나게 된다. 그 여정길의 고생은 생략하자. 바리공주가 길 떠나기 전 했다는 "부모님의 은혜는 저를 낳아주신 것만으로도 바다처럼 넓고 깊습니다. 자식으로 태어나 부모님을 살릴 수 있다면 무슨 일을 못하겠습니까? 가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약수를 구해오겠어요." 라는 말이 찡할 따름이다. (이런 자식은 100년에 한 명 나겠나?) 바리공주는 남장을 하고 길을 떠나지만, 동대산을 지키는 동수자에게 그 사실이 들통이 나고, 꿈 속에서 옥황상제가 말한 배필임을 알아보고 결혼해 주면 약수를 구해 주겠노라 이야기 한다. 그렇게 저승에서 보낸 삼일은 인간세상의 삼년과 맞먹어 바리공주가 돌아왔을 때는 오구대왕의 상여가 나가고 있는 중인지라. 약수를 뜨며 함께 꺾었던 죽은 사람의 살을 살리는 살살이꽃, 피를 살리는 피살이꽃, 숨을 살리는 숨살이꽃을 이용해 오구대왕의 목숨을 살리고 약수를 먹여 병을 낫게 했으니 오구대왕은 눈물을 흘리며 "내가 버린 막내딸이 나를 살려냈구나."하고 이야기 한다. 바리공주는 죽어 오구신이 되어 저승으로 가는 영혼들을 인도하는 일을 맡고 있단다. --- 자식은 버리면 안 된다니까!!ㅋㅋ~  

다음 이야기는 북두칠성이 된 <강남국 일곱 쌍둥이 이야기>다. 선남선녀인 칠성도령과 매화아가씨는 천생배필로 만나 행복하게 살았는데 결혼한지 몇 해가 지나도록 자식이 없어 걱정이더란다. 칠년이 지나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매와 부인은 정성을 들여 기도를 드렸는데 백일째 되는 날 귀한 자식을 낳게 될 거라는 신기한 꿈을 꾸게 된다. 그런데 매화부인이 일곱쌍둥이를 낳자 칠성도령은 짐승도 아니고 아이를 한꺼번에 일곱이나 낳았냐며 아이를 보려 하지 않는다. 이에 매화부인은 눈물을 흘리며 시름시름 앓다 세상을 뜨고 만다. 이 모든 것이 일곱 쌍둥이라 생각한 칠성도령은 아이들을 버리려 하지만, 하늘의 노여움이 있어 그러지 못하고 멀찍이 떨어진 곳에 유모를 두어 유모가 아이를 기르게 한다. 그리고 얼굴은 예쁘나 마음이 사악한 용예부인에게 반한 칠성님은 용예부인의 치마폭에 쌓여 세월아 네월아 하며 지내게 되는데... 일곱살이 된 쌍둥이들은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를 찾아 나서게 된다. 마음씨 고약한 용예부인이 아이들을 반길 리 없다. 부인은 칠성님에게 꾀병을 부리며 일곱아이들의 간을 먹어야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점쟁이와 짜고 계략을 꾸미는데. 칠성님도 아비인지라 차마 자식은 죽이지 못하겠더란다. 이에 부인은 사냥꾼에게 그 일을 시키는데, 어디선가 사슴 한 마리가 나타나서 자신의 몸을 대신 내어주는데, 아이들의 어머니의 혼이 담긴 사슴이란다. 신기하게도 사슴의 배에서는 간이 일곱조각이 나 있어 사냥꾼은 그걸 들고 용예부인에게 가져다 주었다. 부인은 피를 입에 살짝 묻힌 후 간을 이부자리 밑에 숨기고 칠성님에게 사냥꾼이 갖다 준 간을 먹었더니 이렇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게 되었노라 이야기 한다. 숨어있던 사냥꾼과 일곱 쌍둥이는 칠성님 앞으로 뛰어나와 이불 밑에서 간을 꺼내고 용예부인의 사악함을 이야기 해 준다. 정신차린 칠성님의 얼굴이 험악해진 것을 본 용예부인은 도망가다 벼락을 맞고는 그만 두더지로 변하고 말았다는 이야기. 못난 아비를 용서하라 그러고 칠성님은 아이들에게 그 동안 주지 못한 사랑을 듬뿍 주었더란다. 일곱 아이는 착하게 살다가 한날 한시에 죽게 되었고 옥황상제는 사람들이 그것을 기억하라고 아이들을 하늘에 올려 북두칠성이 되게 해 주었다는 이야기다.  

 간단요약을 못해서 쓰고 보니 이야기가 제법 길다. 우리 옛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이 선이 승리하고 악은 벌을 받는다. 비가 축축히 오는 날이면 귀신이야기를 해 달라는 아이들에게 천둥번개 치는 날 해 주려고 준비한 빅3가 있노라 했는데, 아이들은 천둥번개 안 쳐도 이야기 좀 해 주면 안 되냐 그런다. 그럴 때 살살이꽃, 피살이꽃, 숨살이꽃을 이용해 아버지를 살려 낸 바리공주 이야기나 한 번 들려 주어야겠다. 옛이야기 할머니 대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