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수업 - 당당한 나를 만나는 리더십 에세이
크리스틴 라우에낭 지음, 최정수 옮김, 세실 베르트랑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어 보인다. 특별히 재미를 주는 책이 아니다 보니 독서력이 되는 아이들이나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 하고 말하는 것이 자기 인생에서 얼마나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이야기 하는 이 책은 나의 지난 날들을 되돌아 보게 한다. 나는 좋게 말하면 맘이 약해서, 나쁘게 말하면 우유부단해서 자기 의사 표현을 정말 못 하고 살았다. 내가 싫다고 말하면 상대가 상처 받으면 어쩌나 내지는 나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면 어쩌나 하는 소심함으로 할 말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살았다. 어쩜 부모님의 양육태도와도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다. 민주적인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라지 못한 탓에 마음은 괴로워도 "YES맨'을 자처했고, 동생은 이런 나를 보고 '착한 여자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고 놀렸다. 이제는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싫으면 싫다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던 나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보면서 나는 우리 딸이 조용하기는 하나 자기 할 말은 하고 살 수 있는 그런 아이가 되도록 도와주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참 많은 생각 거리를 안겨 주었다.  

여러 내용이 언급 되었지만, 그 중 하나는 성적 수치심이라는 부분이었다. 그것은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이며 그럼으로써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가, (그 누군가는 내가 좋아하는 이성친구일 수도 있다.) 내게 치근된다면 성적 수치심이 느껴질 것인데, 그걸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가만히 있으면 내가 싫어한다는 것을 상대가 모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 어떤 경우는 좋으면서도 싫은 척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나는 당당히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리라. 부모 또한 자녀의 이런 감정을 존중 해 주어야 된다고 한다. 조금 자라면 혼자서 목욕을 하려고 할 때 그 마음도 이해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모든 것들을 꾹 참지 말고 슬기롭게 "NO!"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하라고 이 책은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 간혹 어떤 아이들은 "아니요. 싫어요."라는 말을 무척 잘 한다. 가령 엄마가 "이제 TV 그만 보고 숙제 좀 해라." 했을 경우 "싫어요. 나중에 할게요. 이것만 보고요..."등의 말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많은 부정적인 단어들을 내뱉는 아이들이 정말 그런 말을 해야 할 자리에서는 하지 못 한다는 것. 그걸 일깨워 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흔히 말하고 있는 "싫어요. 아니요."와는 차별화 된 개념이라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 겠다.

부정적인 어떤 것에 대해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긍정적인 행위라는 사실이 책을 읽다보면 잘 이해가 된다.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법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에 대해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아니라는 경계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경계를 알아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내공을 쌓아야 할 이 일은 나이가 들다보면 저절로 터득이 되기도 하지만, 그 순간 그 사실에 대해 성찰하고 깊이 생각 해 보는 훈련을 한다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왕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먼저 되돌아 보고 깊이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책에서는 이야기 한다.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나는 더 이상 초라해 지지 않을 것이기에.  

주의할 점 하나는 "아니"라고 말할 때 어조를 높이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허점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어두면 유익할 책임에 틀림없다. 많은 아이들이 아직 자기 삶의 주인이 바로 자신임을 알지 못하고 있기에 이런 책을 통해 자기에 대한 소중함을 알아가거나 정체성을 얻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삽화가 글의 내용을 100% 잘 살려 주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이 책에 대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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