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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너머 할미꽃 ㅣ 우리 설화 그림책 4
이상교 지음, 김수경 그림 / 봄봄출판사 / 2008년 5월
평점 :
할미꽃에 얽힌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야기로만 듣던 그 할미꽃이 무척 궁금했는데, 실제로 보았을 때, "아, 할미꽃이 저렇게 생겼구나.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생겨났구나."하며 한참을 들여다 본 기억이 있다.
그 할미꽃의 모양새가 궁금한 아이라면 이 책의 표지를 보면 되겠다. 뽀송뽀송한 솜털까지 어찌나 잘 그려 두었는지... 물론 궁금하면 인터넷 검색으로도 얼마든지 금방 찾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다시 그림과 함께 이야기로 만나니 더 좋다.
남편은 딸 아이에게 우리 전래 동화를 읽어주면서 감정이입을 너무 하다가 훌쩍이는(눈물로든, 가슴으로든)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심청전을 읽으면서는 심청이보다는 심봉사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부성을 이야기 하더니, 은혜갚은 호랑이를 읽으면서는 부모-자식간의 관계에 대해서 또 많은 생각이 드는가 보다. 할미꽃 책 또한 그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홀어머니 고생해서 곱게 잘 키운 세 딸을 시집 보내었는데, 나이들어 부자집으로 시집 간 큰 딸, 작은 딸 집에 갔다가 크게 대접 받지 못하고 되돌아 어려운 살림을 살고 있는 막내딸 집에 가던 길에 눈길을 만나 그대로 쓰러졌는데, (간밤 꿈이 안 좋아) 어머니를 찾아 보려고 나선 막내의 눈에 눈밭에 쓰러진 어머니가 발견 되고, 고이 묻어 드렸더니 그 무덤가에서 고개 숙인 꽃이 피어났더라는 이야기. 물론 이야기 책에 따라서 내용의 일부분들은 조금씩 다르다. 딸아이들이 어머니를 붙잡아 두고 싶어 했지만, 시부모님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엄마가 그냥 집을 나서고, 그런 엄마가 걱정되어 딸 아이가 모두 엄마를 다시 찾아 나서서 엄마를 발견한다는 식으로 구성 되어 있는 책이 있는가하면 딸 아이들 마음 속에서 이미 엄마를 냉대하고 있다고 표현 해 둔 책도 있다.
어쨌거나 할미꽃 이야기는 자식에게 모든 것을 다 주고 말년에 불쌍한 생을 마감하는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네 어머니들의 인생이 어쩜 이 할미꽃의 어머니같은 것은 아닐지 생각 해 본다. 우리가 바로 그 매정한 딸들이 아닌지도 생각해 본다. 부모 살아계실 적에 효도를 다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