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락궁이 / 원천강 오늘이 한겨레 옛이야기 4
엄혜숙 글, 이성숙 그림 / 한겨레아이들 / 1999년 4월
평점 :
절판


서천꽃밭의 꽃대왕 한락궁이와 사계절의 선녀 원천강 오늘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나 보시라. 글을 얼마나 잘 썼는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무척 사랑을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먼저 한락궁이 이야기 : 한락궁이가 아버지 원강도령을 찾아 나서는 고된 여정길 속으로 들어 가 보자. 사이좋은 친구는 한날 한시에 아기를 낳았는데, 아들 집에서는 원강도령, 딸 집에서는 원강암이라 이름 지어 어린시절부터 사이좋게 소꿉동무로 지내게 한다. 이들은 나이 들어 부부의 연을 맺게 되는데, 찢어지게 가난한 원강도령은 부지런하게 일하고 부자집 딸인 원강암이도 열심히 길쌈을 하며 금술좋게 잘 살았더란다. 어느 날 원강도령의 꿈에 죄를 벗었으니 서천꽃밭을 다스리라는 옥황상제의 명이 있으니 함께 가자는 남자가 나타난다. 원강암이도 같은 꿈을 꾸었던지라, 또 옥황상제의 명이라고 하니 거역할 수 없어 그 먼길을 같이 따라 나서는데, 마침 원강암이의 뱃 속에는 아이가 자라고 있어 길을 가기가 쉽지 않았다. 가던 길에 해동국과 서역국 사이에 있는 가장 큰 부자집인 자현장자의 집에 들러서 원강암이는 그 집의 종이 되어 남고 원강도령은 다시 길을 떠나게 되는데, 길을 떠나면서 빗을 반으로 갈라 증표로 남기게 된다. 원강암이는 아들을 낳아 이름을 한락궁이라 짓는데, 자현장자의 집에서 모진 설움 속에 고난의 종살이를 하게 되는데... 또한 자현장자가 자신의 아내가 되라고 하는 바람에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 이리저리 핑계를 대고 미루다가 한락궁이가 아버지를 찾아갈 나이가 되자 하늘이 도와 하루에 오천리를 간다는 흰사슴을 얻어 집을 나서는데... 자현장자의 천리동이 만리동이 개의 추적을 뒤로 하고 여러 어려움도 뒤로 하고 아버지를 드디어 만나게 되는데... 서천꽃밭을 다스리는 아버지에게서 환생꽃, 웃음꽃, 싸움꽃, 악심꽃, 선심꽃 얻어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 와 보니 어머니는 보이지 않는다. 웃음꽃, 싸움꽃, 악심꽃을 써서 자현장자에게 복수를 하고, 무덤에 묻힌 어머니에게 가서 환생꽃으로 어머니를 다시 살려 내고 마을 사람들에게는 선심꽃을 뿌려 아름다운 마음으로 즐겁게 살도록 하고는 어머니를 아버지에게 모셔다 드린다. 서천꽃밭을 다스리며 인간세상에 좋은 꽃향기를 보내주고 있다는 한락궁이 덕에 사람들의 마음이 늘 곱고 세상이 아름답게 된 것이라고 하니 수많은 어려움을 잘 이겨 낸 한락궁이가 무척 고맙다.  

다음은 원천강 오늘이 이야기 : 아이가 네댓살 무렵에 세상을 떠난 부모는 아이에게 학을 보내어 보살피게 하는데... 외딴섬에 아이 혼자 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해동국 사람들이 부모도 모르고 태어난 날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이 아이에게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이니 함께 가자고 하면서 오늘을 태어난 날로 하자고 하고 이름도 오늘이라 지어준다. 어른들이 잘 보살펴 주었지만, 혼자 살 때는 몰랐던 일이 오늘이를 슬프게 한다. 바로 야단치는 부모지만 그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마을의 노부인이 꿈에 오늘이의 부모님이 나와 원천강(저승세계의 일부)에 살고 있다더라 전해 주니 오늘이는 당장 부모를 찾아 나서게 된다. 가는 길에 글만 읽어야 하는 장상도령, 한 줄기에만 꽃이 피는 연꽃, 여의주를 세 개 물고 있으면서도 용이 되지 못하는 이무기, 왜 항상 글만 읽어야 하는지 궁금한 매일이 아가씨의 길안내와 부탁을 들고 다음 길을 가고 또 간다. 그러다가 구멍이 난 두레박으로 물을 길으면서 울고 있는 선녀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구멍을 메워 주니 그 선녀들이 원천강까지 오늘이를 데려다 준다. 그 곳에서 원천강을 다스리는 신관과 선녀가 된 부모님을 만난 오늘이는 사계절이 함께 있는 원천강의 아름다움에 담뿍 취해 보고, 그리고 다시 인간세상으로 되돌아 간다. 돌아 오는 길에 매일이 아가씨와 장상 도령을 결혼하게 하고 이무기에는 구슬 두 개를 떨어 뜨려 욕심을 버리게 하고, 연꽃 하나를 떨어 뜨리면 나머지 줄기에 연꽃이 많이 달리게 될 거라는 답을 하나하나 다 가르쳐 주게 된다. 그리고 구슬과 연꽃을 얻은 오늘이는 착한 일을 하다가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고 하늘나라로 가서는 하늘 나라의 선녀가 되어 원천강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사계절을 인간 세상에 보내는 일을 맡아 하고 있단다.  

아이들이 즐겨 보는 전래동화 전질에서는 쉽게 만나지 못했던 이야기여서 무척 새로웠고 아버지를 혹은 부모님을 찾아 나서는 한락궁이와 오늘이의 모험의 길이 흥미진진하였다. 남의 어려움을 몰라라 하지 않는 오늘이에게서도 배울 것이 있고, 욕심을 버리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무기와 연꽃의 이야기에서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우리 옛이야기가 언제나 그렇듯이 악을 망하고 선이 이긴다는 이 사실은 아이들에게 어쩜 더 큰 용기를 줄 수 있는 좋은 가르침이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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