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은 사고뭉치 동화는 내 친구 72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엄청난 말썽꾸러기 이야기다. 

잠자리에서 항상 책을 읽어주는데, 어느 날 딸아이가 오늘은 이야기를 들려 주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엄마가 지은 이야기여야 한다는 거다. 상상력이 부족한 엄마가 가장 먼저 떠올린 분이 바로 린드그렌 선생님. 린드그렌 선생님은 딸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시다가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이야기를 지으셨다는데... 싶은 것이, 나도 딸아이에게 이야기 들려주기를 잘 할 수 있다면 위대한 작가가 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날 이야기는 잘 들려 주었냐고? 천만에! 그냥 깩꼬닥 잤다는 사실.  

이 이야기는 바로 삐삐의 작가인 린드그렌 선생님의 작품이다.

삐삐의 이야기가 그 시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출판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던데, (하지만, 아이들을 열광시켰다지!)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당돌한 꼬맹이 때문에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다. 어린 아이들이 에밀을 따라한다면 정말 큰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수프 단지 속에 머리가 들어가 뺄 수 없었는데, 겨우 단지가 쪼개지면서 빼 낸 머리를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는 동생의 말에 한 번 더 단지에 머리를 집어 넣어 붙여 둔 단지를 산산조각 내 버리는 아이, 국기 게양대에서 저 멀리 다른 마을을  보게 해 준다면서 국기 대신 동생을 매달아 두질 않나, 창고의 창문에 널빤지를 걸쳐 두고 창문에서 창문으로 건너가질 않나(떨어지면 어쩔려고), 그러다가 도둑을 잡기까지 하는 에밀의 맹활약~(저얼대 어린이는 따라하지 마세요! 하는 경고 문구를 책 앞에 붙여 두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중학년 정도가 읽기에 적당할 것 같다. 글자도 크고 페이지도 많지 않다. 그리고 어느 새 읽었는지 눈치 채지 못하고 읽다보면 다 읽어버리는 그런 책이기에 아이들에게 책의 재미를 들이게 할 책으로도 왔다!!! 라는 사실. 참 재밌었다.  

하여튼 에밀은 너무 정신없다. 하지만, 이렇게 정신없는 에밀이 이 다음에 자라 마을 회장이 된단다. 학교에 다니게 되면 사고를 치지 않겠다는 에밀. 그러면서 한 마디는 잊지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믿지는 마세요." 

책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지만, 에밀이 만약 잘 자랄 수 있었다면 그것은 그래도 에밀이 최고라고 믿어 준 엄마 덕이 아닐까 싶다. 에밀에게 보내는 엄마의 끝없는 믿음의 눈길.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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