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 이해인 수녀의 사모곡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해 벽두부터 횡재를 했다. 순오기님이 주소 입력을 잘못 하는 바람에 다른 분께 가야 할 책이 내게 도착한 것이다. 돌려 드리려고 하니 그것도 내 운이라고 선물로 주시겠단다. (역시 순오기님은 맘이 넓으셔~) 더군다나 그 책이 꼭 읽고 싶은 책이어서 곱빼기 횡재를 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 산문집은 이미 여러 권 읽었는데, 그 책들이 내 손에 들어 온 경로는 주로 선물이었다. 중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 언니가 예쁜 편지와 함께 주셨던 잊을 수 없는 책, 대학교 때 친구가 특별한 날도 아닌데 내게 주었던 2권의 시집, 그리고 올해 스승의 날에 작년 학부모님께서 주셨던 시집까지. 작은 아이는 이 책을 보면서 "우와~ 고모다."그런다. 이해인 수녀님은 올리베따노 성베니딕도 수녀회 소속이시고, 아이들의 고모님은 노틀담 수녀회 소속이시다. 수녀복을 입고 계신 그 온화한 미소 속에서 고모의 얼굴을 떠올리는 우리 아이는 이 책이 무척 맘에 드는 눈치다.   

두 딸을 수녀원에 보내시고 평생을 기도하시며 사신 어머니의 깊은 신심이 책 속에 잘 드러나 있었고, 그 어머님을 그리는 마음이 종교인을 떠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엄마에게 생전에 따뜻한 말 제대로 건네지 못한 것 같아 한스러운 나를 대신해서 수녀님이 불러주시는 사모곡은 절절히 가슴을 울린다. 하느님께서는 일일이 세상 일을 다 돌보실 수 없어 자신을 대신해서 일할 엄마라는 존재를 아이들에게 선물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해 주셨고, 엄마가 그러셨던 것처럼 나도 내 아이에게 그런 엄마가 되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자그마한 소품을 만들어 나누기를 좋아하셨던 수녀님의 어머니, 나눔으로써 더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아신 지혜로우신 분. 그 어머니를 알지는 못해도 이 시집을 통해 그 어머니를 느낄 수 있었고, 그 모습은 또한 나의 엄마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아프신 수녀님, 몸으로 마음으로 병을 앓는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더 실감나는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 주어진 시간을 반가운 선물로 생각하고 고맙게 살아가야겠다는 말씀. 그 말씀을 보면서 오래오래 더 고운 시들을 우리에게 주실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수녀님께 더 많은 시간을 주시기를 간청 드려 본다.  

참 쉬운 말로, 참 고운 말로 우리를 깨끗이 정화시켜 주시는 고마운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읽으며 찔끔찔끔 눈물도 찍어 보았다.  

엄마와 관련 된 이런 글을 연이어 읽게 된다. 엄마에게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자꾸자꾸 후회하게 만드는 책을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책을 미리미리 읽고 엄마에게 잘했으면 좋겠다. 나도 오늘 밤 꿈에 엄마를 만나고 싶다. 고운 모습으로 나의 꿈에 찾아오심 좋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9-01-03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고 올리셨군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정말 책도 예쁘지요.^^
2009년 복이 문을 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