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내고야 만 박쥐 우화 어린이를 위한 철학동화집 18
이윤희 지음, 구분선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멋진 선물을 하나 받았다. 세실님께서 13줄 서평을 요청하셔서 해당 도서가 하나 있길래 얼른 작성해 드렸더니 이렇게 좋은 선물을 보내 주신 거다.  

여러 책에서 언급 된 이윤희 작가의 우화 시리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 번도 읽지 못했다. 내가 다른 책들에 소개 된 이 책에 대해 읽고 가졌던 이 책에 대한 나름의 상상은 동화집처럼 책 하나에 여러 이야기가 함께 씌어진 그런 책일 거라는 거였는데, 책을 받고 보니 아주 짧은 하나의 이야기가 여러 페이지의 그림과 함께 제시 된 그림책이었다. 글의 수가 적고 그림이 많아 유치원 딸아이가 읽어도 무리가 없겠다고 생각하고, 읽어 보라고 권했는데, 잠자리에서 다시 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느낀 것은 이 책은 절대 유아 대상의 책은 아닌 것 같다는 거다.  

우화라고 하면 표면에 드러나 있는 그대로의 느낌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숨겨 둔 느낌도 새겨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꽤나 서늘한 눈빛을 하고 허공을 뚫어져라 쳐다 보던 작은 쥐 한 마리. 동족들의 희생을 통해 자신도 똑같은 희생양이 될 수 없다 생각하고 날기를 희망한다. 그 희망은  끝없는 날기 연습과 기도로 이어지고, 드디어 그 작은 쥐의 겨드랑이 끝에 검은 막을 돋아 나게 한다. 볼 수 없게 되긴 했지만, 이제 더 이상 무서운 족제비, 뱀, 고양이, 매 등의 공격에서 그저 도망치는 것으로 방어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날아 오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날개를 얻음으로써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거라는 희생을 치르게 되지만, "삶을 살아내는 것이, 쫓기지 않고 당당하고 자신 있게 살아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작은 쥐는 아무도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일을 이루어 내고야 만다. 해내고야 마는 것이다.  

검은 색 바탕지 위에 그려진 알록달록 그림들은 무척 강렬한 인상을 준다.(사포에 크레파스로 그림 그린 효과가 나는 그림이다.) 그리고 해내고야 만 박쥐 우화를 더욱 강한 인상으로 맘에 새겨 준다. 그림과 글이 참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다른 이야기도 한 번 찾아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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