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미소 난 책읽기가 좋아
크리스 도네르 글, 필립 뒤마 그림, 김경온 옮김 / 비룡소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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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아주 유쾌하고 기분 좋은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보니 아이들의 얼굴이 울상이다. 왜 그럴까? 이야기 속으로 들어 가 보자.

희망 없는 마을의 아이들에게 무언가에 열정을 갖게 하여 그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은 선생님은 그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말을 하나 사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마을 아이들은 너무 가난하여 그들이 저금한 돈으로 말을 사기란 불가능이다. 선생님은 교육부에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쉽지가 않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군청에 도움을 요청해서 천 프랑의 보조를 받게 된다. 아이들의 저금통과 선생님이 모아 둔 돈을 털어서 말을 사러 가게 된다. 그곳에서 미소짓는 말 한 마리를 전재산을 털어 사게 되는데...

수의사인 나는 말이 미소짓는 법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말이 고통스러움을 호소하는 표현이라는 것을. 드빌셰즈 백작이 선생님과 아이들을 속이고 다 죽어가는 말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무척 화가 났다. 하지만,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고 모른 척 할 수 없어 말을 수술 해 주는데....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말의 내장의 구멍 난 곳을 빨리 찾아 2군데를 수술 해 주고, 말이 스스로 일어서기를 기다린다. 말도 아이들의 간절한 눈망울을 보고 모른 척 할 수 없었는지 힘을 내어 우뚝 일어서게 된다.

말의 치료비를 걱정하는 선생님에게 나는 파렴치한 작자에게 직접 치료비를 받겠다고 이야기 한다. 말 사육장으로 가던 중 시위에 참여했다가 성과 없이 터덜터덜 돌아오는 마을의 어른들을 만나기는 했으나 아이들에게서 그들 또한 희망을 보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드빌셰즈 백작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에 대한 언급은 없이 여운을 남기고 끝나지만, 우리는 충분히 뒷이야기를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런 류의 인간들은 약자에게는 음흉하지만, 강자에게는 발발 기고 말 거라는 것을. 멋쟁이 수의사 선생님 홧팅~

교과서에서 배웠던 박완서작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의 내용이 살짝 겹쳐졌다. 저금통을 털어 무언가를 사러 간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동심을 상처 입히는 어른은 꼭 벌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 진다. 나도 초등학교 6학년 때인가, 학급에서 금붕어를 같이 키우기로 했던 날, 선생님 심부름으로 어항을 사러 갔던 일이 기억 난다. 제법 큰 어항의 한쪽 구석에 녹이 슬어 있었는데... 주인인지 점원인지는 그걸 알지 않았을까? 내가 어리고 어리숙해 보이니(아마 그랬으니 나를 속이지 않았을까?) 대충 불량품 아무 거나 판 것 같아 여러 차례 바꾸러 다니면서 무척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정직하게 살기! 그것이 세상 사는 지혜 중 하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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