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이야기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반 은진이가 내게 와서 한 번씩 책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을 읽고 있던 날 내게 와서는 상기 된 표정으로

"선생님, 제가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요. 진짜 너무 재밌어요."한다.

"어떤 점이 재미있는데?" 하니

"그게요, 이야기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거든요."

옆에서 듣고 있는 친구들 왈 "야, 그런 이야기를 하면 어떡하노. 반전이 있다는 말도 하면 안 되지."(얘들이 이제 뭘 좀 안다니까.)

"책 내용이 어렵지 않더나? 이해가 잘 되더나?" 하니까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물론 있지만요, 그래도 대충 넘어갈 수 있어요."한다.

이 책은 그렇게 은진이 덕분에 만난 책이다.

사실, 어느 부분에서 반전이 나올까 긴장을 하면서 읽었는데, 어느 새 책 속에 빨려 들어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그러는 중에 부지불식간에 만나게 되는 반전은 이야기 속으로 나를 더욱 몰아 넣어 버렸다.

나는 이 이야기를 잘 풀어낼 자신이 없다. 아마 앞서 쓰여진 다른 이들의 리뷰가 그 몫을 충분히 잘 수행하고 있지 않을까!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살아있고, 유령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게 했다가 그 사람의 실체를 드러내 보여주는 작가의 놀라운 이야기 솜씨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서, 비타윈터의 정체는 무얼까? 에멀린일까, 그의 쌍둥이 자매인 애덜린일까? 아니면 그 집을 떠돌던 유령(이복자매)일까를 생각하면서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책을 읽어 나갔다. 참 잘 짜맞추어진 퍼즐 조각 같다. 이사벨과 찰리의 남매간 근친상간, 애덜린과 에멀린 다듬어지지 않은 야성의 어떤 것, 기이한 집 엔젤필드와 함께 한 고용인인 가정부와 존 더 딕, 이름없는 소녀, 그리고 쌍둥이의 아들인 오릴리어스... 이야기는 이야기 속에 숨어 있다. 그 숨어있는 이야기와의 만남의 시간 동안 가슴 두근거렸고,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근데, 이 이야기를 도대체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잘 정리할 자신이 없어 여기서 끝내야겠다. 이야기가 궁금한 이는 이야기를 펼쳐 보면 될 터이다. 재미를 위한 독서를 원하는 이라면 이 책을 읽어 후회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어린 시절(중학교) 유명하다는 이유로 읽었지만, 하나도 이해를 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던 <<제인에어>>와 <<폭풍의 언덕>>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책들을 만나 보아야겠다.

희망이는 이 책을 읽는 날 보며 "엄마, 끝없는 이야기 읽어요?" 한다. 이 만큼 두꺼웠고, 그리고 제목에 '이야기'라는 글자가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보니 자꾸 <<끝없는 이야기>>가 생각나나 보다. 두꺼운 책 들고 한참을 낑낑거리던 엄마가 지 기억에 오래 남아 있었나 보다.

긴 책이 훨 재밌다고 말하는 은진이에게는 이 책도 가뿐하게 읽었으니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며 <<연을 쫓는 아이들>>을 권해 주었다. 오늘의 결론, 은진이가 재밌다고 이야기 하는 책은 읽을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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