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 비룡소의 그림동화 23
고미 타로 / 비룡소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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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를 잠자리에 눕혀서는 희망이가 앉아서 책을 읽어 준다. 가만 들어보니 같은 말을 2번씩 되풀이 하고 있다.

책을 살펴보니 이 책은 글만 읽으면 절대 안 되는 책. 그림을 읽어야 한다.

왼쪽에는 치과를 두려워하는 악어의 마음이, 오른쪽에는 악어를 겁내는 의사선생님의 마음이 대조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 배경도 복잡하지 않고 악어와 치과의사만 강조해서 그려져 있다. 어쩌다가 악어는 이가 썩어서 가기 싫은 치과에 오게 되었더란 말이냐!

갑자기 이 책 읽으면서 겁돌이 찬이가 생각났다. 어린이집에서 뛰어 다니며 놀다가 책상에 쾅~ 찍어서 입술 안쪽이 찢어지고 피가 나고, 그리고 이가 흔들렸다. 아직 이가 흔들려서는 안 되는 때라 걱정이 되어 놀라서 치과에 달려 갔더니, 입 안에 찢어진 것은 한 바늘 정도 꾀매면 좋겠지만, 마취를 해야 하니 아이가 힘들 것 같아 그냥 두는 게 좋겠다 하셨고, 이는 원래 뿌리가 약한 편이라 오늘 사고 때문에 심하게 흔들리는 것 같지는 않다 하시면서 혹시 이의 색깔이 변하게 되거든 다시 오라고 하셨다. 소독을 하고 싶으면 다음 날 한 번 더 오라고. 찬이는 물론 하나도 아프지 않다고 소독을 거부했고, 우리는 3000원 정도를 절약했다. 치료 받는 동안 우리 찬이 정말 열나게 울었다. 아파서 울었다기 보다는 무서워서 운 것 같다. 찬이는 무서운 치과 가기 싫어서 치카치카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우리 찬이 그렇게 많이 울어 놓고 누나랑 한참 놀다가 뜬금없이 하는 말, "나는 치과 갔는데, 아파도 꾹 참았는데, 용감해서 잘 참는데..."라고 하는 것이다. 크게 웃으면 또 자존심 상해 할까봐 맘 속으로 푸하하~

치과란 아이들에게겐 어른들에게겐 두려움의 장소인 것 같다. 악어도 이제 무서운 치과에 안 가도록 치카를 잘 해야겠지. 그래야 치과 의사가 깜짝 놀라는 일이 없을테니 말이다.

재미있는 그림책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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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08-12-09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거 쓰고 나니 마이리뷰 옆에 TOP100이라는 글이 뜬다. 드디어 내게도 올 것이 오고야 말았구나. 며칠 동안 이 글이 남아있을진 모르겠지만, 열심히 써야 겠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