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 - 동화 작가 박기범이 쓴 어머니들 이야기
박기범 지음 / 보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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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파워 블로거 순오기님이 이 책을 읽고 작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추천해 주셔서 읽어 보았다. 그 분이 추천하신 책은 정말이지 틀림이 없었으니까.

작가의 책 <<문제아>>를 읽고 나를 되돌아 보는 거울로 삼게 되었고, 개를 사랑으로 키워 보진 못했지만, <<새끼개>>, <<어미개>>, <<미친개>>를 읽으면서 또 그 절절한 이야기에 감동을 했었다. 그러면서 작가를 친근하게 가슴에 담았더랬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이 싫은 이유는 너무나도 나를 슬프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가 생각나면서 엄마의 삶을 그렇게 따뜻하게 이해해 드리고 한을 말로라도 풀 수 있게 이야기 들어주지 못한 것이 엄마에게 가장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는 작가와 작가의 엄마, 그리고 한글학교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엄마에 대한 죄스러움, 미안함이 꼬물꼬물 싹트는 것이다.

그 시절, 우리네 어머니들은 항상 참고 살았다. 억울해도 참고, 자식 때문에 또 참고. 나의 엄마도 그런 한 많은 지난 시절의 어머니였는데...

직장 다니는 딸 때문에 아이들을 키워 주시느라 2년여를 같이 사시면서 여전히 철없는 딸을 보는 모습이 답답하지 않았을까? 그러면서도 딸을 옆에 두고 보면서 좋은 점도 있으셨을거야. 더군다나 언니가 옆에 살고 있어서 우리 집에서 답답하면 언니 집에 가셔서 풀 수도 있었을테고... 하면서 위안하고 살았다. 금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철야기도를 다니셨는데, 거기서 들으신 강의를 아침을 드실 때면 굉장히 신나하시면서 들려주셨는데, 그것 하나 맞장구 치며 제대로 들어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정말정말 죄송하다. 이제는 정말 잘 들어 드릴 수 있는데.... 엄마 가슴에 맺힌 이야기도 다 들어 드릴 수 있는데... 엄마는 갑자기 하늘나라에 가 버리셨다. 정말 갑자기.

이 책을 조금만 더 일찍 만났더라면 나는 엄마에게 조금 더 효도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돌이켜 보는데, 정말이지 잘 해 드린 것이 하나도 없어 그것이 다시 한이 되어 가슴을 누른다.

동화를 쓰는 사람은 가슴이 따뜻하리라. 박기범은 그런 가슴 따뜻한 동화 작가다. 그의 여린 감수성이 붓을 통해 얼마나 강하게 발휘 되는지.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한 많은 어머니의 삶을 이해해야 할 이 땅의 많은 이들이 이 책을 빨리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모님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해 드리고, 보살펴 드리는 그런 자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을 남편은 또 얼마나 눈물을 찍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많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책을 읽고 나서 맘이 너무 무거워, 자꾸자꾸 가슴이 답답해져서 이 책이 싫지만,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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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0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깜짝 놀랐어요~~~ 부모님이 늙으시면 말동무를 해드리는 게 제일 좋은 효도인 것 같아요.
이 책은 눈물바람하느라~ 물론 이 책을 읽었을 땐 알라딘 서재도 몰랐으니까 당연히 리뷰는 생각도 못했고요.ㅜㅜ
지난 주에도 이해인님의 '엄마'를 읽고 눈물 짜느라 리뷰도 못 썼어요. 엄마 얘기는 리뷰를 쓸 수 없을만큼 아파요~~ 20일간 엄마를 모시고 있다 보낸 언니가, 바쁘다고 말동무도 못해드리고 마음으로 귀찮아했던 불효를 고백하는 전화를 한 시간이나 들었어요. 시집간 딸 외손녀 백일 세준다고 불러들이고는 엄마에겐 소홀했다고 후회하는 언니맘을 왜 모르겠어요. 우리 모두 부모에겐 항상 후회하는 자식들인데요~ 엄마한테 전화라도 해야겠어요.

뽀송이 2008-12-02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찬샘님 리뷰 보고는 어제 이 책 샀어요.^^
님께 땡스~투 하고요.^^ 손수건 옆에 두고 읽어야할까봐요.^^;;
희망찬샘님^^ 한번씩 둘러 보다가 이제사 댓글 한 줄 남기면서 인사드립니다.^^
이금이샘 강연회때 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언제 한번 뵐 기회가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