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학교에서 생긴 아주 특별한 일 비룡소의 그림동화 143
콜린 맥노튼 지음, 노은정 옮김, 기타무라 사토시 그림 / 비룡소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아이들에게 일기를 쓰라고 하면 쓸 것이 없다고 한다. 왜냐면? 그저그런 학교에서 아무 특별한 일이 없는 매일을 보내니까 쓸 것이 없는 것은 어쩜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심한 경우, 어떤 아이는 1교시에 국어를 공부했고, 2교시에는 과학실에 갔고, 3교시에는 수학을 공부했고, 4교시에는 강당에 가서 체육을 했고, 점심을 먹었고, 5, 6교시에는 미술을 했다. 로 일기를 마무리 한다.

조금 더 나은 날은 국어는 무엇무엇을 배웠고, 오늘 반찬은 뭐였다. 정도로 나오고.

그런데, 우습게도 이런 글을 쓰는 아이들이 매해 한 명씩 꼭 있었고, 이런 아이들은 일년 내도록 그런 글을 쓴다. 여러 차례 말해도 잘 접수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참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아이들이 생각이 났다. 그런 아이들은 학교 생활이 얼마나 재미없을까 하는.(하지만, 그 아이들 생활을 관찰해 보면 아주 열심히 잘 노는 심심하지 않은 아이들이다. 물론 공부시간에는 조금 심심해 보인다. ㅋ~)

발령 받기 전 신규교사 연수를 받으면서 마지막에 소감문 같은 것을 쓰는 시간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딴짓을 하거나, 조는 것은 다 교사 책임이라고 했다. 교사가 재미있게 수업을 못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나는 재미있게 수업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겠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노는 시간에는 말똥해지고 공부시간에는 어깨가 축 늘어지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그저그런 학교의 그저그런 선생 노릇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이지'선생님과 함께 한 아주 특별한 음악 수업을 보며 교사의 역량을 다시 한 번 더 느낀다. 이지 선생님의 재미있는 수업에도 초대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여전히 그 아이들에게는 이 특별한 수업도 재미가 없다. 고로 아무 것도 느낄 수도 없고, 다른 아이들이 모험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동안도 지겹게 시간만을 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해야겠다. 아이들이 그저그런 학교에서지만 아주 특별한 일과 많이 만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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