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너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61
에른스트 얀들 지음, 노르만 융에 그림, 박상순 옮김 / 비룡소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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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어딜까? 부상을 당한 장난감들이 대기의자에 앉아 있다. 펭귄은 날개가 없고, 오리는 바퀴가, 곰돌이는 손과 눈에 깁스와 안대를 했다. 피노키오는 코를 다쳤고, 개구리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등 부분에 건전지를 넣는 곳이 고장인가 보다.

본문은 정말 간단하다.

문이 열리고 하나가 나왔어./하나가 들어가고/넷(셋, 둘)/이 남았지.

문이 열리고 또 하나가 나왔어/마지막 하나가 들어가면/다음엔 너야

문이 열리고 하나가 나왔지/이제 들어간다./안녕하세요. 의사 선생님(환하게 미소짓는 장난감 고치는 의사 선생님 얼굴)

우리 집에는 부상당한 장난감이 많다. 사촌형들이 가지고 놀던 것들을 물려 받았는데, 건전지 들어가는 것들은 뚜껑이 날아갔거나, 무선 조정기는 어딘가로 달아났거나, 자동차 뚜껑이 사라진 것들. 그리고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장난감 정리하시다 특별히 우리 찬이를 예뻐하사 가방에 넣어주신 이런 저런 장난감들(이 장난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새거라도 금방 부서지는 것이었다. 뽑기 기계에서 뽑았다고 멋진 오토바이를 어린이집에 가져다 주셨는데, 이거 찬이 줘도 되냐고 하셔서 덥석 받았다. 하지만, 모든 부품이 금방...). 우리 아이들은 그런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새 장난감을 사도 이내 무언가가 없어지고 마니, 곧 헌 장난감이 되고.

이 동화책을 보면서 무언가 없어지고 고장났다고 장난감을 버려서는 안 되겠다는 정도의 생각은 꼬맹이들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쳐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장난감들을 고치는 의사선생님은 바로 꼬맹이 친구들 아니겠는가. 무언가 한 자리가 비는 장난감들이지만 내팽겨치지 않고 가지고 놀아주는 우리 아이들이 참 고맙다. 우리는 장난감 살 돈 아껴서 책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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