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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담겨 있단다 - 진짜 살림꾼 장일순 ㅣ 우리 인물 이야기 20
김선미 글, 원혜영 그림 / 우리교육 / 2008년 9월
평점 :
조한알 장일순 선생님의 일대기를 다룬 위인전기다. 생전에 책 한 권 남기지 않으심이 안타까워 이렇게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 글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 아줌마 김선미님의 구수한 글을 따라 가다 보면 가슴 찡한 대목대목을 만나게 된다.
사람들이 사는 방식과 인생의 가치는 모두 다 다르다.
대성학교의 설립자이며, 한살림운동을 이끄시고 천주교회의 평신도 사도직을 성실히 수행하신 분.
안타까운 조국의 현실로 인해 옥살이까지 하시면서도 감옥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고 말씀 하신 분. 지극한 제자 사랑, 나라 사랑, 자연 사랑에 끝없는 가르침을 주시는 분.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장일순 선생님에 대해 부끄럽게도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남편은 아~ 이 분에 관한 책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라고 말하던데, 그것에 비하면 나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어린 일순의 부족함을 부족함으로 보지 않으셨던 할아버지, 자신의 그림과 글씨를 팔아 독립운동에 보탬을 주신 차강 박기정 선생님, 그리고 최보따리 해월 최시형 선생님은 장일순 선생님을 이끄신 정신적 지주였다고 한다.
지주로 살았지만, 없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고 언제나 그들을 따뚯한 맘으로 보살폈던 덕에 6*25 동란에서도 지주라는 이유로 가족들이 죽임을 당하지 않고 마을 사람들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 또한 가슴 찡하다. 머릿니 때문에 머리를 박박 밀었던 것이 빨갱이로 몰려 국군에게 죽을 뻔한 일이 되어 버렸는데, 십자가 덕에 목숨을 건진 이야기, 감옥에서 제대로 대우를 못 받아 억울한 정치사범이 방을 바꾸어 달라고 간수에게 소리치자 다 똑같은 귀한 사람인데... 하시며 그런 눈으로 사람들을 보았다면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일침을 가하여 감방을 순식간에 평정한 일, 소매치기를 감화시킨 일 등은 가슴에 오래 남아 있을 것 같다.
지학순 주교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신용협동조합을 이끌고 평신도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한살림을 이끄신 장일순 선생님. 자신을 낮추면서 높아지신 이런 분들의 삶이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건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