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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불안 탈출학교 -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실력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는 어린이를 위한 ㅣ 어린이 자기계발 학교 2
임경희 감수, 노지영 글, 송향란 그림 / 다산어린이 / 2008년 9월
평점 :
며칠 전 전국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쳤다.
일단 4~6학년에 해당하는 국수사과영 5과목을 이틀간 치르고 시험 시간도 초등학교 수업시간 40분을 넘어선 60분, 시험지도 10매에 달하는 ... 다소 아이들에게 무리가 있는 시험이었다. 국어시험을 치면서 시험 시간이 모자라 쩔쩔매는 아이들을 보면서 드는 그 묘한 기분.
6학년 아들을 둔 언니는 시험 범위를 보니 공부를 따로 안 해도 되겠구나 했고, 나는 아이들에게 국가수준의 시험이니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치루면 될 평이한 시험문제가 나올거라 예상하고 편하게 맘 먹으라 얘기 해 주었다.
그리고 시험 치는 날, 덜커덕~ 1교시 국어 시험지를 보면서, 책을 많이 읽은 아이라야 자신감있게 문제를 풀 수 있는 수능형 문제구나(나는 수능세대는 아니지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부 잘 하는 친구들에게는 아주 우스운 문제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대다수의 6학년 학생들에게는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들에게 시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으니,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문제집을 열심히 풀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우리 반 박모군의 입에서 "시험 유형이 달랐어요."하는 말이 나왔다.
국가수준의 시험을 대비한 또 다른 시험이 학교에서 치뤄질테고, 소심한 아이들은 이 시험불안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커서 머리에 땜방이 생기지나 않을지 심히 걱정된다.
공부 잘 하는 옆반 모범생은 국어시간 시험 시간이 부족함을 알고 답지에 답을 옮기면서 손을 덜덜 떨어서 보는 담임 선생님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는데... 그 아이를 생각하며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시험하고 무관하게, 성적과도 무관하게 모두 용감하고 씩씩해 보인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자기계발학교 시리즈! 이런 종류의 책들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기획되었기에 순수창작동화와는 그 느낌이 다르다. 이야기를 만들어 내어야 하다보니 아주 조금의 억지스러움도 느껴진다. 하지만, 책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아이를 미술학원에 데려다 두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에 폭 빠져서 읽느라 아이를 데리러 갈 시간도 놓칠 뻔 했다는 것.(지하철 여러 코스를 넘어서 내리는 것처럼) 시간 맞춰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우리 딸 학원에서 엄마가 데리러 오지 않아 훌쩍일 뻔했다.(아직 어려 혼자 다니게 해 보지 않아서 데리러 다닌다. )
공부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는 대한이에게는 학습동기를 찾기를, 1등에 목숨거는 모범생 고은이에게는 합리적인 목표를 설정하기를, 그리고 두 아이를 비롯한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잘못 된 사고는 수정하고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 시험불안에서 탈출하기를 가르쳐 주는 책이 바로 이 시험불안 탈출학교다. 이 책 한 권을 읽고 시험불안에서 벗어나 당장 성적이 확~ 오르기를 기대해선 곤란하겠다. 하나 분명한 것은 시험 때 지나친 불안은 시험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거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불안한 아이들. 너무 열심히 해서 더욱 불안한 아이들에게 만능 해결책은 아니지만, 어떤 방향 하나는 제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제목이 아이들 관심을 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