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곶감과 마해송 동화나라 빛나는 어린이 문학 7
마해송 지음, 김용철 그림 / 웅진주니어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위나리와 아기별의 작가 마해송. 그리고 교실에 두고 제목만 익히던 <성난 수염>을 이 책에서 만났다.

방정환과 더불어 색동회를 이끈 우리나라 창작동화의 개척자. 그의 이야기를 재미난 그림과 함께 만나 보았다.

저학년용 도서로 아주아주 좋을 웅진주니어의 빛나는 어린이 문학 시리즈. 벌써 몇 권을 읽었는데, 아이들이 읽을 만한 아름다운 이야기 서너편으로 정겨운 그림과 함께 구성되어 있어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동화의 따뜻함을 제대로 전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력이 된다면 저학년을 하게 될 경우 전래 동화 한 질과 웅진주니어의 이 시리즈를 쭉 들이고 싶다. 얼마 전 친구가 어머니들이 학급에 책을 사서 넣어 주겠다고 하는데, 어떤 책이 좋겠냐고 해서 아이들이 무척 잘 볼 거라며 국시꼬랭이 시리즈를 추천 했는데, 혹시 누군가가 다음에 묻는다면 나는 이 시리즈를 추천하고 싶다.

등장하는 이야기는 모두 네 편.

먼저 <꽃씨와 눈사람>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몸임에도 허세만 가득한 눈사람 이야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조그만 꽃씨와 따뜻한 해님에 밀려 스르르 녹아 없어지는 눈사람. 그러면서도 큰소리는 제대로 친다.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바위나리와 아기별>(지금도 실려 있나?) 그 고운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라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겠다. 그러고 가만히 생각 해 보니 교실에 마해송의 작품을 다룬 책이 두 권 정도 있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그림책으로 읽히고 싶어 샀는데, 책을 잘못 찍는 바람에 제법 두껍고 글자 크기 적은 책이 와서 저학년 아이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책이 맘에 팍 꽂힌다. 그 책이 교실에 아직 살아 있는지 오늘 가서 찾아 보아야겠다. <바위나리와 아기별>을 읽히려면 하나의 이야기만 그림책으로 묶여져 있는 단행본보다는 다른 아름다운 이야기까지 포함되어 있는 이 책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성난 수염>은 감때 사나운(사람이 억세고 사나운) 감때 영감의 콧수염들이 고약한 성미가 자기들 탓일지도 모른다면서 한쪽 수염들이 맘을 맞춰 도망간다는 이야기다. 수염이 좌우 대칭이 아니라 한쪽만 있으니 얼마나 우습겠는가, 무섭기만 한 감때 영감이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는 모두들 웃지 않을 수 없고 결국 자기 모습에 감때 영감까지 허허 웃어버리고 만다. 감때 영감이 이렇게 계속 웃으면서 웃음의 행복을 찾아 가기를.

<호랑이 곶감>은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의 뒷편을 마해송이 새로이 지었다고 한다. 그 실체도 모르면서 무서워만 하던 곶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곶감의 생김새는 말하지도 않고 제일 무서운 놈이라고만 해 주었으니 그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꾀 많은 여우는 호랑이들의 이런 공포심을 이용해 호랑이굴을 차지하고 굴을 호랑이에게 지키게 하고 먹이를 갖다 바치게 하면서 곶감 행세를 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서 젊은 호랑이들이 그 곶감의 정체를 밝혀야 겠다 맘 먹고 굴 속으로 들어 가 보니 굴 속에는 소탈을 쓰고 있는 여우들이 앉아 있더란다. 그때에 호랑이들 가운데에서 기운이 있고 똑똑하고 잘생긴 호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까닭으로 우리 호랑이가 괴상망측한 곶감 같은 놈에게 날마다 목숨을 갖다 바칠 일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의문을 일으킨다는 것은 참으로 세상에는 귀한 일이올시다. 의문을 바르게 풀 때에 그곳에는 반드시 행복이 있는 것이올시다. 하는 말은 꼭 기억하고 싶은 대목이다.

좋은 책을 읽어 참 기분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