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의 특별한 친구 리사 공감하는 어린이 책 3
캐시 후프먼 지음, 신혜경 옮김, 최정인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첫째, 제목이 왜 이래? 이 책에 리사 이야기는 가득하지만, 무언가 중요한 인물일 것 같은 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이야기의 중심은 리사와 고모 할머니. 단지 리사와 벤의 공통점이라면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앓고 있어 조금 특이(특별?)하다는 것.

둘째, 아스페르거 증후군에 대한 이야기를 작년 동학년 선생님께 여러 차례 들었었다. 미술치료사 자격증을 가지고 계셨던 선생님은 우리 반에 나를 무척이나 힘들게 하던 아이의 상담을 선뜻 맡아 주셨는데... 암에 걸린 것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올초 세상을 떠나신 참 좋은 선생님의 얼굴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잘 몰라서 아이를 잘 지도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조금 알아서 아이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노라 얘기하셨던 선생님. 

셋째, 아이들의 이해 못할 행동들이 어른인 우리를 골탕먹이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내부의 어떤 힘에 의한 것이라면 잘못된 행동들을 무조건 꾸짖어서는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

넷째, 사회성이 많이 부족한 이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마음만 가져서는 안 되고 어떤 전문적인 지식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다섯째, 번역에 실수가 있는 듯한 친족관계 설명. 리사와 고모 할머니의 만남에서 할머니는 "나는 너의 할머니의 언니이니 대고모이고, 너는 나의 증손녀이다."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 가족관계에 관한 설명이 정확한 것인지. 증손녀라고 하면 손자의 딸, 혹은 아들의 손녀인데, 이 촌수는 뭔가 잘못 된 것이 아닌지...

이상은 이 책을 읽으면서 해 본 여러 가지 생각들이다. 동화로서 갖추어야 할 요건들이 많이 부족한 감은 있지만, 길이가 짧아서 금방 읽어지고, 지루한 감은 없다.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시선이 필요함을 생각하게 하는 동화이다.

리사처럼, 특별한 재능은 있으나 친구와 두루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 안의 세계에 갇혀 다른 이들의 간섭(?)을 힘들어 하고, 지속적으로 울어 버려 담임을 곤란하게 할 아이들은 언제든 우리에게 올 수 있다. 그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차근차근 준비해 보라고 일러 주었다는 점에서는 이 책이 참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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