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선 새싹 인물전 1
김종렬 지음, 이경석 그림 / 비룡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위인전. 한 때 지나친 영웅담과 위인이라면 부모가 반드시 꾸어주어야 할 것 같은 특이한 태몽들 땜에 우리의 생활과 너무 거리가 먼 느낌이 들며, 모범으로 삼기에는 너무 동떨어진 그 무엇 때문에 비판을 받은 영역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현대의 이런 시각에 맞게 각 대형 출판사들에서 다양한 형식의 위인전이 나오고 있다. 각 출판사의 기획의도가 호응을 얻어 단행본들이 제법 많이 팔린 책들도 있는 듯하다. 나도 교실에 그런 책으로 위인전 코너를 한 칸 두고 있다.

참 기분좋게도 비룡소에서 덜커덩 우수 리뷰로 뽑아 주셔서 신간도서로 이책을 한 권 받게 되었다. 그리고 표지 그림이 참 우습다고 생각하며 책을 보는데... 책을 훑어 보던 남편이 "그럼 그렇지. 어쩐지..."한다. "왜?" "이 그림 누가 그렸는지 아나?" "나도 아는 사람이가?" "어." "??? 잘 생각이 나지 않는데..."(남편과 나는 친구니까 서로 반말한다.)

이 책의 그림은 <<고래가 그랬어>>라는 잡지에 <을식이는 재수 없어>를 그린 이경석님이 그렸다. 남편은 예전에 이 잡지를 정기구독 할 때 이 꼭지를 무척 좋아했었다. 그걸 알고 나서 보니 그림도 무척 친숙하다. (만화풍처럼 조금 우스꽝스럽다. 최무선의 머리에는 화약심지가 달려 있고, 불꽃이 반짝이고 있다.)

최무선은 위인이다. 우리가 본받을 점이 많은 대단한 위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기획의도대로 하늘 위에서 빛나는 위인을 옆 자리 짝꿍의 위치로 내려 놓아 읽는 이의 맘을 편하게 하였고 책 해설에서 밝힌대로 종래 위윈전의 단골메뉴로 등장했던 어린시절의 비범한 에피소드와 위인예정설 등의 과장이 없지만 한 가지에 매달려서 평생을 바친 그 위대한 삶은 분명 아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리라 생각한다.

어딘가에서 주워 들은 풍월로는 위인전은 적어도 초등 고학년부터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초등 저학년이나 중학년 정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이 책을 어떤 맘으로 받아 들일지 모르겠다. 부모가 억지로 들이밀어 읽기 싫은데 읽는 것보다, (전질 하나 들여서 압박하기 보다) 한 권 두 권 사 보고 아이의 반응을 살핀 뒤 다음 권을 살지말지 결정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으로 들어가서, 국내적으로도 혼란스럽던 고려말, 나라의 주변에는 왜구와 홍건적이 기승을 부린다. 어린 시절 불꽃놀이를 보고 아름답다고 느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최무선은 원나라에서만 만들어 우리 나라에 아주 조금 수입되어 불꽃놀이에나 쓰이는 그 화약 만드는 법을 터득하여 나라의 국방을 튼튼히 하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들은 한 가지 일에 미쳐(몰두하여) 정신없는 최무선을 응원하기보다 비웃거나 무시하고 말지만, 최무선은 포기하지 않고 벽란도를 드나들며 혼자서 만들며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초석(화약의 원료) 만드는 일을 도와 줄 사람을 찾고 그래서 이원을 만나게 된다. 그에게서 제조법을 알아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여 화약제조법에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변 사람들은 이 놀라운 발명을 반기지 않고 그를 모함하여 조사를 받게 하기까지... 왜 이리 사람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지. 나라의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이 보통사람들인 우리와는 달라야 할 텐데, 나라의 녹을 먹는 자들이 예나 지금이나 자기 주변의 이익만을 따지고 좀 더 크게 나라를 위한 일을 살피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최무선은 죄가 없었으니 두려울 게 없었고, 임금의 인정을 받아 1377년 '화통도감'이 세워져 그곳의 책임자로서 여러 종류의화약무기, 특히 화포 제작에 힘을 쏟는다. 그리고 왜구를 물리치는 데도 큰 공을 세운다. 하지만, 조정 대신들은 화약이 위험한 무기라며 화통도감을 없애려 하고 1389년 화통도감이 문을 닫고 화약무기 개발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최무선.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화약만드는 법을 후세에 알릴 책을 쓰게 되었으니 그 책이 <<화약 수련법>>과 <<화포법>>이란다. 이 책은 후에 임진왜란 때 위기에 처한 조선을 구하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나쁜 조정 대신들!)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가볍지는 않지만, 가볍게 위인의 삶을 만나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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