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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의 결혼식 - 2004년 제10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19
선현경 글 그림 / 비룡소 / 2004년 5월
평점 :
선현경은 '가족관찰기'라는 만화책으로 먼저 만났던 작가다. 그 작가가 그린 그림책이라 일단 반가운 맘으로 만났다.
이 책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 외국, 즉 그리스에 관한 문화같은 것도 살짝 소개가 되어 있어 새로웠다. 가령 음식문화(순대맛이 난다는 포도잎으로 싼 밥이라는 톨마데스와 돼지고기글 기다란 꼬치에 줄줄이 깨워 구운 요리라는 수블라끼 같은 것)라든가, 그리스식 건배(엄지와 검지로 잔 앞쪽을 집어 들고 잔 아래쪽을 상대랑 부딪혀 건배한다는) 이야기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버스가 멈추었을 때 그 앞에서는 양들의 싸움이 있었고 버스는 (경적을 울리지 않은 채) 그 싸움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는 이야기도 옛날에 선생님이 들려주셨던 이야기가 생각이 나 잠시 눈을 멈추게 한다.
아이는 가족들과 함께 이모의 결혼식에 참여하러 간다는 사실에 무척 들떠있다. 왜냐하면 이모의 결혼식은 그리스에 있는 섬 크레타의 작은 마을 스피나라에서 이루어지고, 더욱더 흥분되는 사실은 그 결혼식에서 예쁜 드레스를 입고 들러리를 서게 되었다는 것. 멀고도 먼 길을 비행기 타고, 버스 타고 도착한 그곳에서 만난 이모부는 말도 통하지 않고 외모도 우리와 달라 아이는 썩 맘에 들지 않는다.
기뻐하면서 눈물 흘리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는 아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모부에게는 절대로 뽀뽀 해 주지 않겠다고 맘 먹은 아이, 하지만 그 아이는 이모가 자신의 집에 이모부와 함께 찾아왔을 때 그 기쁨의 눈물의 의미를 알고, 그리고 이모부에게 마음을 열고 뽀뽀까지도 하게 되었으니 참 다행이다.
그림의 묘사는 자세하고 색감은 화려하다. 그리고 약간 만화풍의 그림이지만, 친근감이 느껴진다. 나는 이 그림책이 맘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