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지 이형진의 옛 이야기 1
이형진 글 그림 / 느림보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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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소개를 어디서 읽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때 글을 읽으면서 이 책이 맘에 팍 꽂혔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우리 전래 동화 <여우 누이>의 재해석이라.

그래서 알라딘 중고샵에서 이걸 건졌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귀염둥이 여동생에 대한 가족애, 형제애라는 것을 책 속에서는 잘 살려내고 있다.

짐승들의 간을 꺼내 먹는 여동생의 행동을 지켜 본 꼬랑지 오라버니는 그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렸지만, 오히려 시샘때문이라는 오해를 받고 집에서 쫓겨나고 만다. 그렇게 삼 년을 보내다 자라를 살려주고 얻게 된 구슬주머니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먼저 죽은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여동생 끝지에 대한 가슴아린 연민, 그리고 설마 내 동생이...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오라버니의 질문에 끝지는

작은오빠 죽은 건 큰오빠가 알고, 큰오빠 죽은 건 아버지가 알고, 아버지 돌아가신 건 어머니가 알고, 어머니 돌아가신 건 나도 모르는 걸. 하고 이야기한다.

가족을 해친 여우누이를 죽여야만 하지만, 그 누이도 또한 가족이기에 순돌이의 맘 속에서 끊임없는 갈등의 목소리가 계속 되고,

끝지의 어머니를 쏘아 죽인 사냥꾼의 얼굴이 바로 문앞에 버려진 아기인 자기를 데려다 키운 양아버지임을, 순돌이와 끝지는 서로에 대한 미움에 앞서 가족애를 더 강하게 느끼고, 그 가족애는 구슬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었음을 그림은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림은 목탄으로 그렸을까? 또렷하지 않는 선들 속에 미움의 감정도 함께 묻혀 버린다.

작품의 해석은 사람마다 참 다를 수 있겠구나. 이렇게 이야기를 재해석해 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다. 지금 국어 첫째마당에서 시나 이야기 글을 듣거나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나누고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생각이나 느낌을 듣고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 보는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 이야기를 매개로 왜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것이 필요한지 하나하나 풀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관심있어 할 동화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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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2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 책 보면서 섬짓했어요. 그림도 심란스럽고...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도 권하지 않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