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은 알지요 일공일삼 27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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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비룡소 독후감 쓰기에 참여했다. 학급상을 받아서 도서 100권을 거머쥐게 되었는데. 그래도 재주 부린 곰(곰같은 내 강아지들)이 선물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단체상으로 받았지만, 아이들에게 도서를 2권씩 주기로 했다. 개인상은 못 받았어도 정말 잘 쓴 친구, 열심히 쓴 친구에게는 세 권의 책을 주었다.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 <<모모>> 같은 책은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선물이 되었다. (물론 학급문고에 있지만, 아이들이 모두 이 책을 갖고 싶어 했다. 책을 읽은 아이나 읽지 않은 아이나.) 그렇게 다 주고 나니 저학년용 시리즈 그림동화만 남아 버려 학급문고를 빵빵하게 보충해 보고자 했던 나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억 하나 선물 해 준 듯하여 마음 부자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책을 풀기 전에 미리 10권 정도는 빼 두었다. 꼭 학급문고로 넣고 싶어서. 그래서 남겨진 책 중 하나다. 이 책이.

제목이 너무 낯익어 안 읽어도 읽은 느낌이 드는 책. 이 책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이다. 이 책의 작가인 김향이 선생님이 지으신 <<내 이름은 나답게>>는 슬픔을 가진 아이 이야기지만, 무척이나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무겁다. 이야기들은 그런대로 잘 풀려 나가지만, 어느 분의 리뷰에 쓰여 있는 것처럼 한 가지의 슬픔을 해결한 후 또 다른 슬픔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우리 인생이 그런 것 같다. 끝없이 행복한 사람 없이 사람은 다 가슴 속에 저마다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 가는 것이 아닐까. 신은 고통을 주시면서 그 고통을 이겨 낼 힘도 함께 주신다는 말이 무척 멋지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이 있다. 시간 속에서 상처는 옅어지고, 그리고 그 상처들은 새로운 힘을 우리에게 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그러한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송화는 가진 것이 많이 없는 아이다. 시골에서 부모 없이 무당인 할머니와 함께 외롭게 사는 아이. 자신만큼 외로운 개 한 마리를 주웠지만, 할머니는 부정 탄다고 영 싫어 하셔서 맘대로 키울 수도 없다. 친구 영분이는 송화의 처지를 놀리지만, 알고 보면 송화 보다도 더한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가는 아이다. 서로의 처지를 상처내고 미워하기 보다 어루만지고 이해해 나가면서 송화와 영분이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북에 두고 온 할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할머니를 보며 이산가족의 슬픔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볼 수 있고, 술주정꾼 아버지에 대한 영분이의 원망도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하나의 족쇄를 끊어버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부모인지라 영분이의 가슴에는 눈물이 흐른다. 자기를 버리고 간 아버지를 원망하며 술주정뱅이 아버지지만, 아버지가 있는 영분이를 부러워 하는 송화에게도 어느 날 멋지게 아버지가 나타난다. 그리고 새로운 가족을 이루게 된다.

할머니가 벌이는 마지막 통일굿판이 영험하게 작용하여 하루 빨리 통일이 이루어져 할머니의 슬픔을 달래주면 참 좋겠다.

달님은 알겠지? 송화의 마음을, 그리고 할머니의 마음을. 달님은 알겠지! 이 세상사 모든 일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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