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 뿔났다
강소천 외 지음, 박정익 엮음, 권태향 그림 / 루덴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이 시의 지은이는 어른이다. 아이들이 지은 동시집과 함께 어른이 지은 동시집을 읽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며 특히 이 동시집은 아이들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내용들로 구성 되어 있어 읽는 맛도 남다를 거라 생각이 든다.

<<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라는 동시집을 낸 김은영 선생님의 동시도 몇 편 실려 있고, 권정생, 이오덕, 김용택, 이호철 선생님의 글들도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윤동주, 윤석중, 고은 선생님의 글들도 만날 수 있다.

또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동시 9편도 이 책에 실려 있다.

특히 TV에서 방영되는 것을 보고 무척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은 동시였던 권정생 선생님의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2>>도 만날 수 있었다. 어른들이 이 다음에 정생이에게 시집가라고 하니 도모꼬는 정생이 얼굴이 못 생겨 싫다 했단다. 오십년이 지난 지금도 도모꼬 생각만 나면 이가 갈린다는 선생님. 장가 못 간 노총각의 설움(?)을 아이러니하게도 표현했다.

내가 처음 다닌 학교는 오직 사랑만이 넘치는 어머니의 무릎 학교라는 하청호님의 글도 기억에 남는다. 누나의 국어책 몽땅 먹어버리곤 매애애~ 국어책 외우는 염소(김구연)도 재밌다. 누가 내 머리 속의 컴퓨터를 좀 꺼달라고 애원하는 아이의 목소리가 컴퓨터의 노예가 된 불쌍한 아이들을 더욱 불쌍하게 여기게도 한다.(이미옥, 꺼지지 않는 컴퓨터) 웃으면서 읽었던 김용택 선생님의 <우리 선생님1, 2>도 인상적인 시였다.

전혀 어렵지 않은 동시라서 정말 이 시들이 맘에 든다. 사실 동시는 읽는 이가 어린이이긴 하지만 쓰는 이가 어른일 경우 아이들의 생활과는 조금 동떨어진 어려운 글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사실 어른들의 동시를 읽는 것은 조금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의 동시들은 이런 부담을 한방에 날릴 수 있을 정도로 재미도 있고, 이해도 쉽다.

시~ 그거 뭐 별건가? 잘 쓸 수 없다면 잘 읽으면 되는 것을. 이 시집 참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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