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타의 원맨쇼 지지 시리즈 1
하시모토 오사무 지음, 홍성민 옮김 / 예원미디어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에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져 있습니다.

공부 못하고, 운동 못하던 겐타가 도쿄 대학을 진학해 일본 유명 작가가 된 학창시절 이야기

즉, 이 책은 작가 하시모토 오사무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 놓은 것이라는 거죠. 근데 본문 중에는 겐타가 대학에 갔다고만 나오지 그 대학의 수준이랄지 학교명 같은 것은 나오지 않습니다.

학교는 뭐하는 곳인가? 라는 말도 나오는군요. 학교는 도대체 뭐 하는 곳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번 생각 해 보세요. ^^

이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소심하고 용감하지 못한 아이가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자기를 어떻게 가꾸어 가는지를 잘 보여 주었고, 그리고 저의 어린시절도 많이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일본은 우리 나라 못지 않은 입시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최고의 대학을 들어 간 겐타는 지금 아이들이 그러는 것처럼 어린 시절부터 입시 지옥에 시달려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그런 아이가 아니라, 놀고 싶은 거 다 놀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뭐,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요. 자신은 공부 못 하는 아이, 친구도 없는 아이, 발표도 못 하는 아이... 못 하는 것이 많아 늘 자신감 없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만난 글자들을 통해 어휘력이 상승했고 그래서 학교에서 손도 들게 되었고, 그러던 중에 친구 엄마들로부터 공부 잘 하는 아이라는 칭찬도 들었습니다. 물론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썩 공부를 잘했다는 이야기는 책에서 만날 수 없고 그저 평범했다는 이야기가 계속 됩니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두 장면은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모든 친구들에게 아는 척을 하고 말을 걸고 그리고 그 친구들에게 웃음으로 답변 받아 보리라 맘 먹은 장면 하나와

무언가 특별한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학교 축제를 준비하면서 혼자만의 분투로 사전 준비를 다 하면서 공부 하느라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 해 입시에 대거 떨어진 남자 친구들을 보면서(물론 공부 하지 않은 겐타는 당연히 떨어졌지요.) 겐타가 생각 했던 것이 그 하납니다. -졸업식 날 울지 않았던 겐타는 집으로 돌아와 큰 소리로 울었답니다. 어차피 떨어질 것을 왜 모두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는지, 왜 같이 마지막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지 않았는지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는.... 그 내용이 맘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물론 친구들은 떨어지려고 공부한 것은 아니지요. 붙으려고 열심히 공부한 거지만 떨어진 건데... 그런데, 겐타의 억울함이 바보같다기 보다는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말이지요.)

중간중간에 나오는 겐타의 생각들 중에 아무 것도 잘 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 했는데, 해 보니 되더라던(가령, 구슬치기나 롤러스케이트 타기 등) 이야기 등도 어느 새 살며시 가슴 속으로 들어 옵니다.

어른이 된 겐타가 생각 한 것-겐타 걱정할 것 없어. 그대로 앞으로 가면 돼-은 작가가 독자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아이의 성장과정이 무척 재미있다는 생각과 함께 아이의 눈으로 본 내용 말고 어른의 눈으로 본 내용이라는 입장에서 겐타 같은 아이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교사와 학부모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아이를 못 한다고 야단쳐서 주눅들게 할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것들도 칭찬으로 격려 해 주어 개인적인 발전을 많이 도와주어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지요.

생각 거리가 많아서 어른들이 읽기에도 참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겐타의 원맨쇼를 만나면서 우리 인생의 원맨쇼도 한 번 정리 해 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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