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엄마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4
윤수천 글, 이경하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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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이 세상 일에 다 관여하실 수 없어서 아기들을 내려 보내면서 하느님을 대신하여 그들을 돌볼 이를 세상에 주셨단다. 그 이름 엄마. (어머니!)

'제목이 아마도 역설적인 표현이겠지? 분명 이 글에는 나쁘지 않은 엄마가 나올 거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보았다. 역시나... 그러하다. 하지만, 사실, 난희 엄마는 좋은 엄마는 아니다. 엄마가 나쁜 사람이라서 좋은 엄마가 못 된 것이 아니라, 그럴 수 없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것이다. 난희 일곱 살 때 뺑소니차에 남편을 잃고 생계전선에 뛰어 든 엄마는 공부해라, 게임 그만해라, 골고루 먹어라(책에는 안 나오지만.)... 라고 다른 엄마들처럼 잔소리 할 시간도 없다. 당근(!)히 아이를 데리고 맛있는 거 사 먹으러 갈 수도 없고, 공연을 보러 갈 수도 없고... 그래서 난희로부터 친엄마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오해를 받게 되고, 급기야 글쓰기 시간에 나쁜 엄마로 고발(?)되기까지 한다. 그 사실을 알아도 그것에 대한 섭섭함을 표현할 여유조차 없는 고단한 엄마의 삶이 가슴이 아프다. 우리 어린시절은 지금보다도 더 난희 엄마 같은 엄마들이 많았고, 지금도 난희 엄마 같은 엄마는 분명 있어 여전히 아픔을 품고 자라는 아이들이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위로 언니를 둘 둔 죄(?)로 명절 날이나 얻어 입을 수 있었던 새옷 선물에서도 밀리던 날, 펑펑 울어 엄마 마음 아프게 했던 철없던 나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사 주기 싫어서 안 사 준 것이 아닌데, 사 줄 수 없어서 못 사 준 건데, 그 땐 왜 그걸 몰랐을까 하고 말이다.

아픈 난희를 치료해 주던, 고생을 해서 누더기 같아진 엄마의 손길을 회상해 보면서 난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바로 우리 엄마라는 것을 알게 되어 참 다행이다. 난희는 세상 그 어떤 귀한 것과도 엄마를 바꾸지 않을 마음을 꽉 먹게 되어 정말 안심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엄마가 한없이 그리워진다.  끝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신 나의 엄마같은 엄마가 되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내가 조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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