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의 달빛 담요 너른세상 그림책
에일런 스피넬리 글 그림, 김홍숙 옮김 / 파란자전거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요, 알뜰 바자회에서 500원 주고, 2권인가, 3권인가 주고 건진 책 중의 하나랍니다. 책은 참 좋아보이는데 책 안에 빨간 색연필로 낙서가 되어 있어요.

어제 잠자리에서 아들 녀석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이거 누가 그랬어." 하니 "엄마, 나는 안 그랬는데."그럽니다. "알고 있어. 이거 엄마가 헌 책 산 건데 옛날에 이 책 읽은 아이가 그랬을 거야. 찬아, 책에 낙서하면 될까, 안 될까?"하니 "엄마, 내가 낙서 안 했어. 으앙~" 하며 웁니다. "알아, 니가 안 그런 거." 라고 아무리 말해 주어도. "내가 안 그랬다니까. 으앙~" 하며 웁니다. 책에 낙서하지 말라고 학습 시키려다 괜한 엄한 아가만 울린 격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 아이-엄마 말을 이해하는 수준이 아직 안 되나 봅니다. ㅋㅋ~

이 책은 그림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특별한 거미, 소피가 빚어내는 예술작품 거미줄들이 얼마나 근사한지 모릅니다. 하지만, 인간들 눈에는 그건 모두 징그러운 거미가 만들어낸 걷어내고 싶은 것일 뿐이죠.

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소피의 소망이 닿은 곳이 있습니다. 이제 막 태어난 아가, 덮을 것도 제대로 가지지 못한 가난한 아가를 위해 할머니가 된 소피는 혼신의 힘을 다해 달빛을 담아 담요를 하나 만들기로 작정합니다. 막 태어난 아기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소피는 담요의 마지막 귀퉁이를 짜고는 그 마지막 귀퉁이에 자신의 가슴을 넣었답니다. 아기 엄마는 그 담요를 알아보고, 아가를 덮어 주지요.

이 달빛 담요야말로 소피 생애의 최고의 작품입니다.

책을 통해 아름다운 소피의 마음을 느껴 보세요.

사실, 처음에 이 책-별로였는데, 고우면 고울수록 우러나는 고깃국물처럼 읽을수록 은근한 맛이 느껴지는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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