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양랭면집 명옥이 - 웅진 푸른교실 7 웅진 푸른교실 7
원유순 지음, 최정인 그림 / 웅진주니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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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려 살아가기~ 이런 것까지 이렇게 힘겹게 가르쳐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지만, 그래도 이것은 아주 열심히 가르쳐야 할 덕목 중에 하나인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바로 아이들의 인성지도와 연결 되는 문제라, 내가 무척 심혈을 기울이는 것 중의 하나이다. 다름에 대한 이해, 그리고 어울려 살아가는 법-아이들이 가진 심성 자체가 고와서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고, 성장 과정 중에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이 문제를 익히지 못해 어려움이 있는 아이도 있고, 무언가 분명한 잣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부화뇌동하는 아이들도 있다.

심한 아토피를 앓아 친구들로부터 닭살이라는 놀림을 받으면서 마음 고생하고 있는 힘찬이의 반에 새터민(탈북자) 아이 명옥이가 전학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또래 아이들보다 두 살이 많아 어른스러운 명옥이. 그러나 명옥이가 새 환경에서 적응하는 것은 보통의 문제가 아니다. 친구들에게 입 하나 뻥긋 잘못 했다가는 어떤 놀림을 받을지도 몰라, 모든 것이 조심 스럽다. 그리고 짝으로 있는 힘찬이는 그렇게 친절하지도 않다. 말을 하지 않아 친구들에게 벙어리라 놀림받는 명옥이가 입을 열고, 그리고 아토피 때문에 먹지도 못하고, 친구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반찬을 보면서 괴로워 하는 힘찬이를 위해 인스턴트, 고기 일색인 식단을 야채로 바꾸어 줄 것을 편지로 건의하는 용기까지 낼 수 있게 된다.(아이들이 이렇게 하기 쉽지 않을텐데...) 틱틱거린서도 둘이 어느 새 서로를 챙겨 주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은 이렇게 자라나 싶기도 하다.

탈북자들을 위해 지급되는 정착금으로 명옥이네는 피양랭면집을 열고, 손님도 무척 많다. 고기를 넣은 냉면이 먹고 싶었던 힘찬이는 아버지가 사 주셨던 동치미 냉면이 맛없기만 했는데, 죽은 동생 명수가 무척 좋아하던 맛있는 냉면이라는 말을 듣고 이제는 투덜거리지 않고 그 맛을 음미해 볼 마음을 갖는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다름에 대한 이해의 마음을 한뼘 자라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어울려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아가게 하는 책, 그래서 이런 책들이 참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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