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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모는 어떻게 영어를 잘하게 되었나? - 3단계 ㅣ 문지아이들 7
다니엘 페나크 지음, 장 필립 샤보 그림, 조현실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다니엘 페낙의 <<소설처럼>>을 읽은 이후 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의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제일 처음 산 책이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뭔가 대단한 이야기가 숨어 있을 듯하였고, 그래서 그걸 사서, 아이들 생일 선물로 주고 싶었는데(나는 아이들에게 축하글 적어 책을 생일 선물로 주고, 다 읽은 후 학급문고에 기증하게 한다. 여희숙 선생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처음에는 그게 무슨 선물이야~ 하지만, 자기가 책을 골라서 나의 책으로 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재미있어 한다.) 아무도 선택하지 않아 밀리고 밀리다, 그냥 학급문고로 넣으려 했다. 아이들 중에 참 재미있어 보인다고 읽고 싶다고 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아니다, 이 책은 내가 먼저 읽어 봐야겠다. 하며 집으로 들고 오자 남편이 반긴다. 그리고는 그렇게 노래 부르던 다니엘 페낙의 책이니 읽어보겠다고 한다. .... 그리고 며칠 후, 이 책 너무 어렵다고, 진도 진짜 안 나간다고 그런다. 남편이 그렇게 평하면 쉬운 책만 읽는 내게는 진짜 어렵겠다. (그리고 권장 연령이 없어서 아이들 읽어도 되는 책인줄 알고 샀는데 이 책은 성인용인가보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 사람들이 다니엘 페낙의 책이 재미있다고 했는데.
그래서 두 번째로 산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우선 100쪽이 되지 않는 부담없는 페이지는 책을 든 마음을 놓이게 한다. 책을 다 읽고 본 옮긴이의 말을 보니, 책을 거꾸로 읽는 사람들을 위해 까모가 왜 영어를 잘하게 되었는지는 말할 수 없다고 되어 있었다. 정말 훌륭한 말이다. 나도 입이 근질하지만, 그 이유를 말할 수는 없다. 그 이유를 알려면 직접 읽어보면 되니까.
처음에 이 책 참 재미없겠다하고 생각했다. 재미있는 책은 시작부터 남다른데, 이책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초반부에 재밌겠다, 없겠다가 대충 판가름 나는데, 이 책을 특별한 점이 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솔직히 이 책 읽으면서 조금 무섭다고 느꼈다. 날은 점점 어두워 지는데, 이야기는 으스스한 분위기로 흐르고.
까모의 펜팔 친구는 18세기의 사람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 18세기 사람과의 펜팔을 위해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는 까모. 자꾸 추락해 가는 듯한 친구를 보고 있을 수만 없어서 까모 구출 작전에 나서는 '나'.
그리고 마지막 반전. 기똥차다.
고전작품을 책 속에 잘 녹여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재주가 놀랍기만 하다. 그러고 보니 펜팔 내용이 어디선가 만난 듯하더라니.
읽어보면 손해 없을 책이다. 어쨌든 좋겠다. 까모는. 영어를 잘 하게 되어서. 딱 3개월만에 말이다.
***근데, 문제는 이 책 읽고 간밤에 악몽에 시달렸다는... 이 책 조금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