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마스크 - 그래도 난 내가 좋아! 작은 곰자리 2
우쓰기 미호 지음, 장지현 옮김 / 책읽는곰 / 200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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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었다.
"그래, 나는 나다."
하지만, 나도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나를 바라보는 법을 알아가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큰 공부이다. 이 책은 그런 공부를 도와 주는 책, 그리고 자신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해 보게 해 주는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학년 구분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그 그림의 재미에 빠질 듯하고, 그리고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 자존감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은 못하더라도 또 다른 재미를 가져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고학년 아이들-생각이 굳을대로 굳은-에게는 뭔가 유연한 사고의 기회를 제공해 줄 듯하다. 그래서 나는 그림책으로서의 이 책에 대한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작가가 일본의 초등학교 선생님이고, 특히 주경야독하여 직접 디자인 학교를 다니면서 그린 그림이라고 하니 그림도 더욱 새롭게 봐 진다. 이 다음에 우리 딸이 자라면 그림 공부를 열심히 시켜 재주없는 엄마 대신 그림을 그리게 하고 나와 남편은 이야기를 구성해서 우리 셋 필명을 하나 정해서 그림책 하나 내 보자고 이야기 하곤 하는 내게는 이 초등교사가 참으로 멋져 보였다.

재주없는 치킨 마스크, 아니 자기 재주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치킨 마스크는 저마다 가진 재능이 담긴 그릇이 자기 것만 비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저기 둘러보며 친구들의 재능을 부러워한다. 그리고 닯고 싶어 흉내를 내어 보지만, 제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다 친구들이 벗어 둔 마스크를 발견하고, 올빼미 마스크를 쓰고는 계산을 빨리, 햄스터 마스크를 쓰고는 공작 작품을 멋지게, 장수 풍뎅이 마스크를 쓰고는 힘이 세어지게, 개구리 마스크를 쓰고는 노래하는 즐거움을.. 알아간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치킨 마스크를 잃어버리게 된다. 동시에 자기 정체성에 대한 혼란에 빠지게 되고.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자기를 알아가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성장 과정의 하나일 것이라 생각한다.) 치킨 마스크의 꽃밭은 치킨 마스케에게 다른 무엇이 되지 말라고, 네가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 준다. 누군가가 나를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 준다면 나는 분명 새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나는 나면 족하다는 치킨 마스크. 다른 이의 마스크를 쓸 것이 아니라 나의 마스크를 쓰고 다른 이의 장점들을 하나하나 수용하여 나를 새롭게 가꾸어 나가면 좋겠다.
6학년 아이들과도 함께 읽기 괜찮은 그림책이라 여겨진다.

그런데...
책 날개에 나오는 치킨 마스크의 프로필? 필요없는 부분인 것 같다. 남자라는 것이 중요할까? 생일이 2월 22일이라는 것이 중요할까? (올해까지 우리 나라 입학연령을 2월 28일로 끊는 것에 비추어 남보다 생일이 늦어-그런데, 요즘은 유예를 많이 하니 생일이 대부분 빠른데...- 조금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o 형의 성격특성? 적극적이지 않나? 성격에 대한 설명은 그림책에서 충분히 하고 있는데, 미리 정보를 주어 김을 뺄 필요가 있을까?
내가 이 책에서 느낀 옥에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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