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4
필리파 피어스 지음, 수잔 아인칙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쉬지 않고 읽어라.

물론 이런 류의 책은 쉬지 않고 읽게 만든다. 하지만, 사정이 있어 띄엄띄엄 읽는다면 이 책의 재미가 무척 감해질 것이다.

20세기 판타지 문학의 고전이라 불린다는 이 책을 소위 어린이 문학 평론집이라는 책에서 많이 거론하고 있어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궁금하여 사 보게 되었다. 만약 내가 <<숲에서 어린이에게 길을 묻다>>, <<멋진 판타지>>라는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 책은 좀체로 만나기 어려웠을 책이다. 책 자체는 아주 유명한 책이지만, 책을 깊이 알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선뜻 책에 손이 가지 않게 하는 그런 종류의 책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바솔로뮤 부인과 홍역에 걸린 동생을 피해 이모네 집으로 왔지만, 놀 만한 정원도 없고 놀 친구도 없어 보내야 할 시간이 무지 걱정스러운, 그래서 정원을 간절히 꿈꾸는 톰 롱의 소망이 만나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 낸다. 이모네 집에 걸려 있는 벽시계는 정확한 시간을 알려 주지 않고, 어느 날 톰은 그 시계에서 13번의 종소릴 듣게 된다. 그 시계의 종소리를 따라 톰이 뒷문을 열고 나간 곳은 이모 말과는 달리 쓰레기가 있는 지저분한 곳이 아니라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지는 정말 멋진 곳이다. 그곳에서 톰은 현재의 시간과는 다른 시간을 경험하고, 자기 또래의 여자 아이 해티를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한다. 해티는 톰이 유령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톰은 해티가 유령이라 생각해서 서로 다투게 된다. 정원에 속한 많은 사람 중에 톰을 알아보는 사람은 해티와 일하는 아저씨 아벨 뿐. 간절한 소망을 가진 이들의 눈에는 모든 것이 다 보이나 보다. 톰은 밤마다 시계소리에 맞춰 뒷문을 통해 해티의 정원으로 가고 그 곳은 또 톰의 정원이 된다. 그곳에서 두 아이는 아주 신나는 시간을 보낸다. 어려 부모를 여의고 큰어머니 아래서 눈치를 보고 살고 있는 해티. 그리고 그 해티의 마음을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위로해 주는 현재의 소년 톰. 하지만, 톰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해티는 점점 자라고 있다. 톰은 매일 정원으로 나갔지만, 해티는 톰에게 한참만에 나타나고 있다고 얘기해준다.

해티의 방이 지금 현재 이모네 집에서 톰이 머물고 있는 방이라는 걸 알게 된 톰은 해티에게 지금 타고 있는 스케이트를 비밀 장소에 넣어달라고 하고 해티는 그 약속을 지킨다. 톰은 그 비밀 장소에서 스케이트를 꺼내 해티를 만나 한 개지만, 두 개의 스케이트로 함께 스케이트를 타기도 한다. 아가씨가 된 해티가 스케이트를 타고 먼 곳에서 집으로 돌아오려 할 때, 중간중간 깔려 있는 복선은 해티가 오다가 얇아진 얼음 속에 빠져 사고를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가슴 졸이게 한다. 하지만, 다행히 사고는 없고 돌아오는 길 중간에 오빠의 친구를 만나 그 마차를 타고 돌아올 수 있게 되고, 둘만의 대화 속에서 톰이 들어갈 곳은 없고 톰은 그렇게 정원이 아닌 곳에서의 해티와의 만남을 마지막으로 이모집을 떠나게 될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그 아름다운 정원을 보고 싶어하나 13번의 시계는 울어주지 않고 뒷문을 열고 나간 곳은 현재의 시간일 뿐이다. 놀라 고함을 지르고 더 놀란 이모가 달려오자 톰은 해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해티를 부른다. 그리고 그 소란으로 세들어 사는 사람들과 집 주인인 바솔로뮤 부인이 달려 나온다. 괴팍한 늙은이라는 바솔로뮤 부인은 톰이 직접 와서 그 소란에 대한 사과를 할 것을 요구하고... 그리고는 자신이 바로 해티임을 이야기하게 된다.

긴긴 이야기가 정말 거침없이 읽혀지고, 작가의 뛰어난 묘사로 인해 톰의 정원에 초대되어 두 아이와 하나가 되어 정원을 체험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마음 속의 간절한 소망은 이렇게 아름다운 꿈을 만들어 내기도 하나 보다.

판타지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줄 책이다. 그리고 길이도 너무 길지 않고 적당하다. 고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참 좋아라 할 책이라 여겨진다. 올해는 판타지라는 범주로 책을 묶어 아이들에게 한 번 소개를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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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08-02-2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장면-현실과 환상세계와의 뜨거운 포옹~

아지매 2008-10-18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판타지 동화의 매력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