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보급판) - 참 신기하고 무서운 이야기, 개정판 옛이야기 보따리 (보급판) 2
서정오 / 보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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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을 보니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은 새를 가리키는 말이다. 꽁지가 닷 발 주둥이가 닷발이나 되는 아주아주 큰새!  그런데, 이야기의 내용은 생각이 안 나지만, 제목은 머리 속에 콱 박혀 있는 것은 예전에 2학년 할 떄 자기가 읽은 책 이야기 하는 수업 내용이 있었는데, 아이 하나가 이 이야기를 얼마나 부드럽게 물 흘러 가듯이 하던지, 그 모습이 무척 인상깊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욕심을 부려 낭패를 만난 <신기한 나뭇잎>에서 아버지가 주신 유산인 피리를 잘 불어 호랑이를 잡은 <호랑이 잡은 피리>, 모기가 된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새의 재미있는 사연도, 물이 없어 노루 발자국에 고인 물을 먹고 <노루가 된 동생>을 애틋하게 돌보는 누나의 이야기도, 우리 나라 호랑이가 사납지 않고 순한 이유가 <지리산 사냥꾼 아들> 덕분이라는 이야기도 하나하나 솔솔하게 재미가 있다. 복이 너무 없어 옥황상제에게 왜 그런가 물어보러 가는 길에 다른 사람, 동물의 사연도 담아가서 물어보고 그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주면서 결국 복을 받는 <복덩어리 총각>이야기,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주면 홀딱 반할 단행본으로도 여러 권 만났던 <여우 누이> 이야기, 못생겼지만, 성실하게 사는 마음 착한 이들<꼭둑각시와 목도령>이 복받은 이야기, 하룻밤동안 여우 만나고 여우를 피하려다 여우 소굴을 만나고, 여우 소굴을 피하려다 낭떠러지를 만나고, 에라 모르겠다 뛰어내린 곳이 호랑이 등이고... 하룻밤 동안 겪은 일을 그린 <고생 바가지>등 모든 이야기가 너무나도 재미나지만,

그 중에서도 나는 <신돌이, 선돌이, 부돌이>가 가장 재미나서 아이들에게 꼭 읽어 주고 싶다. 욕심 버리기, 나누어 주는 삶을 이야기 하는 이 이야기는 신선이 되고 싶은 신돌이와 선비가 되고 싶은 선돌이,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 많은 부돌이가 나온다. 세 아이는 함께 산에 들어가 공부하고 각각 한끼씩 밥을 짓기로 하는데, 신돌이는 친구들 밥을 먼저 담고 자기는 남은 밥을 조금 담아 먹고, 선돌이는 깎은 듯이 똑같이 담고, 부돌이는 자기 밥을 먼저 수북이 담았더란다. 그래서 신돌이는 공부하는 동안 삐쩍 마르고, 선돌이는 그냥 그대로, 부돌이는 피둥피둥 살이 쪘고. 저마다 소원을 이루고 10년 후에 만나기로 했는데, 신돌이는 신선이 되고, 선돌이는 선비가 되어 만났지만, 부돌이는 자꾸 욕심을 부려 남의 것을 탐내다 하늘의 벌을 받아 구렁이로 변해 버린 채로 그 자리에 나타나게 된다. 마지막 기회라며 신돌이가 부돌이보고 뒤뜰 복숭아 나무에서 복숭아를 있는대로 다 따 오라고 하지만, 부돌이는 아직도 욕심을 버리지 못해 한 개를 먹고 3개만 따 온다. 도대체 사람 노릇을 할 수 없는 심보라 나도 어쩔 수 없다는 신돌이의 말을 들으며 부돌이는 눈물을 철철 흘리며 어딘가로 사라졌고, 아직도 구렁이로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서정오 선생님의 이야기 끝은 웃긴다. 잘 먹고 잘 살다가 어저께까지 살았더래, 옛날에는 모두 잘 살았는데, 왜 요즘은 못 사냐면 꼭두각시와 목도령이 죽어서 이제는 뭐든지 나오는 호리병이 없어졌기 때문이지! 하는 식이다. (결국은 목도령과 꼭두각시처럼 나누어 쓰는 맘 고운 사람들이 없어졌기 때문이렷다.)

참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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